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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상파 Jan 20. 2024

책제목으로 시쓰기 12

내 동생 싸게 팔아요

내 동생 싸게 팔아요, 임정자 글, 김영수 그림, 아이세움


내 동생 싸게 팔아요


내: 내 동생을 팝니다.

동: 동전 몇 개라도 가능합니다

생: 생글생글 웃기도 잘하고요

싸: 싸움도 우리 집에서는 최고예요

게: 게다가 심부름도 시킬 수 있다고요 

팔: 팔 가득 짐을 들어주기도 하고요

아: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사다주기도 해요

요: 요렇게 쓸모 있는 동생은 세상에 없을 걸요


남매간의 우애를 그린 그림책입니다. 못된 동생을 시장에 팔아버리고 싶은 누나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물건을 팔듯 동생을 파는 설정이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발상은 신선하지만 사람을 물화시킨 것 같아서 불편합니다. 누나가 보기에 동생은 정말 못됐습니다. 어느 정도이냐 하면 ‘말 안 듣고 귀찮고 더럽고 얄밉고 징징 울보에다 욕심쟁이 먹보 고자질쟁이 바보’입니다. 이 정도라면 어떤 누나라도 동생을 팔아버리고 싶겠지요. 요즘은 외동이 많아서 이런 누나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겠지만 말이지요. 동생을 팔려는 누나의 심정변화가 재미있습니다. 얄미워서 팔러나갔다가 팔리지 않으니 공짜로 넘기려다가 다시 보니 제법 쓸모가 있다는 것을 알고 팔지 않고 데리고 돌아오지요. 시장 사람들이 절대로 동생을 살 수 없도록 가격을 억만 원으로 부르는 것도 그렇고요. 동생을 떼어놓고 싶었던 마음을 거두고 다시 잘 돌볼 마음을 갖고 자전거에 태워 돌아오는 모습을 보니 흐뭇합니다. 날마다 남동생과 놀아줘야하는 누나의 고달픈 마음이 물씬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생이 누나의 묶음 머리 한쪽을 두 손으로 실컷 잡아당기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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