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원활하지 못한 일상이 계속됐다.
오늘 하루의 결승선을 너무 성급히 지나친 탓인가?
온종일 무언가에 쫓기듯 허둥댔고,
여유 없이 지친 마음에 시야마저 좁아져 자잘한 실수가 이어졌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이었지만,
분명 어제와 다른 하루.
여분의 마음이 소진된 상태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나를 지켜내기 급급하다.
잔뜩 움츠린 채 나의 안위만을 살피기도 버거워
일상의 소소함은 자취를 감춘다.
결국, 그렇게 잃어버린 의욕은 되찾지 못한 채
성과 없는 분주한 하루가 끝나기만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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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일상이 갑자기 뒤엉킨 것 같다면,
흐름을 끊고 잠시 멈출 필요가 있다.
버벅거리는 컴퓨터에 불필요한 메모리를 정리하듯
하루 종일 배회하는 마음에도 정리가 필요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문 밖을 나선다.
피부에 닿는 바람의 감촉과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각은
분주하던 마음을
지금-여기로 데려온다.
그리고 천천히 살펴본다.
나의 일상이 뒤틀려 억지로 나를 까내린 것인지,
온종일 떠돌던 마음에 재충전이 필요한 것인지.
혼탁한 마음이 가라앉은 이후에야
곁에 있던 소소한 일상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