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라도 끊고 도망쳐야 한다.

by 이상한힐러




실패와 좌절은 불쑥 찾아온다.


그림자처럼 드리우는 패배감은

곧장 자신을 탓하고 자책하게 만든다.


"아.. 그때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정답을 고쳐 틀려버린 수학 문제처럼

사소한 실수 하나하나가 되살아나고,

후회와 아쉬움은 떠나지 않고 맴돈다.


특별히 노력하고, 간절했었다면 더더욱

그런 선택과 결정에 이른 자신을 반추하며 괴롭힌다.

아무것도 모른 채 과거로 되돌아가더라도,

결국 같은 선택에 이르렀을 테지만.


그래도 아직 이 정도는 봐줄 만하다.



/



문제는 그 자책이 너무 오래,

너무 깊게 이어질 때다.

'알잘딱깔센'

언제나 인생의 난제이다.


끊이지 않고 주변을 맴도는 후회와 자책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아무짝에 쓸모없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빠져든다.

끈끈이 같은 자기혐오라는 늪에 서서히.


사람이란 본래 거울 앞에 서면

자신도 모르게 최적의 각도

가장 예뻐 보이는 표정을 짓는 존재라지만,


자기혐오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 대다 보면

자신의 모든 것이 보잘것없는 것으로 전락하고,

비루한 스스로를 내려치기 바쁘다.


우스꽝스러운 필터를 씌운 셀카처럼

일그러진 자기 모습을

불편한 진실이라 왜곡하고,

결국 자기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지경에 이른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마치 유명 소설 제목을 자기 자신에게 대입하듯.


/


만약, 당신이 지금

스스로 후회와 자책을 넘어

지나친 자기혐오에 빠져들고 있다면,


일단 도망쳐야 한다.

꼬리를 끊고 달아나는 도마뱀처럼


그렇게 잠깐 비겁해도 괜찮다.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또다시 자라날 ''를 지켜내는 선택이기에.


당신도 나도,

나를 지켜낼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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