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엄마가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아들의 엄마는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빨간 망토를 입은 소녀는 될 수 없습니다
투명하고 시뻘건 해병대 교관 모자를 씁니다
동작 그만 안 합니까아아아아아아
가래침을 목구멍에 동글동글하게 모아
캭
퉤
뱉으며 밥 차리는 사람이 아들 엄마입니다
이열종대로 헤쳐 모여 안 합니까아아아아아아
발끝에 걸린 다크서클에 리프팅 세럼을 발라
쭉
쏵
걷어올리며 청소기 돌리는 사람이 아들 엄마입니다
아들의 엄마가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아들의 엄마는 다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아들들과 그들의 아버지를 따라 이발을 합니다
수건으로 탁탁 털어 말리며 해병대 교관 모자를
다시 눌러씁니다
자기 전에 스킨로션 안 바릅니까아아아아아아
피부를 두드릴 시간도 사치라
툭
쓱
문지르며 거울도 안 보는 사람이 아들 엄마입니다
여자라는 것을 망각한 거 아닙니까아아아아아아
성수동 핫플에서 인생 네 컷을 찍었더니
엥
헉
한껏 뽐낸 표정을 보고 누가 그러더랍니다
이 사람 남자이지 말입니다
리본 머리띠가 어이없어하지 말입니다
여성성 따위 쌀 위에 콩처럼 뿌려서 솥에 안칩니다
지나가다 등을 툭 치며 어떤 이가 아저씨 해도
어쩔 수 없지 말입니다
아들의 엄마가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아들의 엄마는 정말로 그럴 수 있습니다
나를 보면 말입니다
눈가에 사는 희로애락이 찡끗하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