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말하였다
왜 내게 계속 약점을 말해요?
나는 약하기로 하였다
어설픈 둔덕처럼 낮아서가 아니라
그냥 거기에 있기로 하였다
약하기로 한 것이 웅숭그리는 것처럼 나쁜 것일까?
네모난 창에, 우리는 강하기로 하였다
들여다보면 천년만년 견뎌온 뒷동산
돌멩이만도 못한, 그러면서 강하기로 하였다
약하기로 한 것은 슬픔과 같은 부호일까?
나는 자꾸만 약하기로 하였는데
등에, 거푸거푸 잡풀이 돋아나기로 하였다
아스팔트에
시멘트에
보도블록에
비집고 나오는 잡풀처럼
나는 약하기로 하였다
메마른 논처럼 쩍 갈라진
등에, 거푸거푸 잡풀이 돋아나기로 하였다
비스듬히 보면 그들에게 약간은 반짝이는
귀걸이가 박혀있기로 하였다
하늘이 노하면 후드득 우박처럼
나는 넌지시 엎드려 그들처럼
등에, 진주알 같은 귀걸이가 박혀있기로 하였다
나는 잠자코 웅크려 약하기로 하였다
그러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