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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맥가이버 Oct 17. 2023

[시] 쓸모


가심에 가심假心이 담겼다


쓸모를 다한 것은 얼마나 홀가분하던가


몽우리가 지고 살빛 젖꼭지가 익어가면


소중한 것 꽁꽁 싸매 얼마나 부끄러웠던가


가을의 열매로 절정에 다다르면


첫, 격정에 돋아나 얼마나 뜨거웠던가


쓸모를 원하는 그들이 기다리면


여남은 돼지 젖무덤처럼 얼마나 풍족하였던가




가심에 가심假心이 담겼다


함부로 꺼내지 못하는 용기 있는 쓰임새는


거짓 마음을 만들었다


짊어진 갑옷에서 찰나의 해방을 꿈꾸었다


일하다 말고 화장실에 가서 


젖을 쭉쭉 짜내던


허연 눈물을 뚝뚝 흘리던


돌덩이 같던 젖멍울


가심들은 엉겨 붙어 함께 쓸모를 다하였다




가심假心이 가심에게 말하였다


쓸모없음에서 쓸모있음으로,


종국에는 쓸모없음으로 돌아가자고


본래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쓸모는 얼마나 쓸모있던가 


쓸데없는 가심은 가장 낮은 곳으로


쓸모를 다한 것은 얼마나 홀가분하던가




두 가심은 무용無用으로서 해원解寃하였다


아, 쓸모를 다한 것은 얼마나 홀가분하던가 




*가심 - 가슴의 방언 



모노조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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