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시를 쓰는 오십 가까워진 여성이면
우아, 고상, 감수성을 떠올리며 중산층 여성을
상상할지도 모른다
흔히 오전에 요가 다녀오며
사천팔백 원짜리 아이스 라테를
한잔 손에 든 여성이면
또 여유, 건강, 계획성을 떠올리며 진짜 중산층
여성이라고 단정 지을지도 모른다
등을 비잉비잉 돌아 그의 오솔길로 들어서면
사정없이 늘어난 면 티셔츠 한 장과
허리춤이 낡아서 흐릿해진 바지 한 장뿐
하루 세 번 멱 감은 설거지통과
바닥 조우하며 누레진 무릎과
그처럼 늙어가는 2008년식 소나타가
수시로 울컥해서 그런 것이다
시와 몸과 나를 쓸 수밖에 없어서
일상은 가뿐한 오해일 수밖에 없어서
수시로 울컥해서 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