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요가

by 주부맥가이버

똑바로 누워서 두 팔과 다리로 가슴팍과 허리와 골반을 들어 올린 것은 우리 동네 선사유적지 건너편에 공원을 짓다 유물이 발견된 것보다 역사적이며


두 손으로 감싼 머리통을 바닥에 대고 머리로 거꾸로 선 것은 조선시대 홍경래의 난보다 혁명적이다



바닥에 앉아 오른 다리의 무릎을 세우고 그 사이로 왼손을 꼬아 넣어 오른쪽 어깨를 뒤집어 왼손과 오른손을 맞잡는 것은 통일을 염원하는 이산가족의 상봉보다 우월적이며



이 모든 행위를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하악하악 소리와 함께 돈 주고 이런 고생 고생 생고생을 하는 것은 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헛소리만큼이나 모순적이다



공중에 떠다니는 몸통은

신기루처럼 얼마나 차가웠던가

허공을 가르던 머리통의 대지와의 입맞춤은

무척이나 뜨겁고

늘 타인에게 점유당했던 양손은

찬란한 재회에 눈물겨운데

육신은

실실 웃기도

끙끙 신음하기도 한다



1687099697658.jpg?type=w773


keyword
이전 13화[시]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