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른

by 주부맥가이버

괜찮다,

평범하다,

라는 말을 평생 동경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면

그렇게 될 줄 아는 무지몽매함으로 살았습니다


괜찮다,

평범하다,

라고 남들이 불러주길 바랐습니다


그렇게 불러주고 알아주면

그렇게 될 줄 아는 어리석음으로 살았습니다


세월이 내 콧등과 무릎을

예고도 없이 스쳐가니

이제는 조금 알겠습니다


괜찮다,

평범하다,

라고 스스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인생이 내 염통과 췌장을

말도 없이 휩쓰니

이제는 조금 알겠습니다


아, 나는 속절없이 어른이

되어가긴 하는구나


괜찮은, 평범한 어른의 향내가

진동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아무도 몰라도

나만은,

이제는 조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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