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에 찰랑거리게 닿을 듯 말 듯 야트막한 마을에 두 개의 마음이 산다 내가 하면 노벨문학상 남이 하면 구라에 뻥카! 내노남구 분지에는 자부심이 살고 안개 자욱한 뒷동산에는 눈이 흐릿한 의심이 살고 쌍심의 물레방아에서 정분이 어긋나고 비켜가고 힘겨운 도리깨질에 흑심이 결국 탄생하는데 쌍심이 게 섰거라 흑심이 나아가신다 뒷방 총각이 저 여자 좀 어떻게 해보까 수작질의 흑심 말고 *마음과 술과 시만 나누었다던 율곡 이이와 기생 유지의 情처럼 뚝심 있는 연필의 그 흑심 말이다 만년필 펜촉처럼 들어갈 때는 쉬워도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얽히고설키는 그런 빳빳함 말고 침 발라 검지로 때 밀듯 문지르면 슥슥 지워지는 순수의 극치로 유연이여라 너는 오늘 죽은 목숨이렷다 에헴, 쌍심이 게 섰거라 뚝심의 흑심이 앞으로 나아가신다
*김경민 작가 [조선의 뒷담화] 277페이지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