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처음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나중에 그 이유가 사라지더라도 계속되는 것이 불면이다. 나를 예로 들면 전 직장 상사 때문에 상처받아 내가 사람을 얼마나 증오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것이 불면의 시작이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며 생긴 불면. 이제는 그 상사를 만날 일도, 그 직장을 다니지도 않는데 나는 여전히 잠에 들지 못한다.
불면을 겪지 않으면 수면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눕자마자 잠에 드는 사람들을 나는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잠이 오지 않는 밤에 혼자 밤을 지키고, 며칠째 밤을 새 식욕이 없어도 살기 위해 먹는다. 내가 잠을 못 잤다는 이유로 남에게 예민스럽지 않기 위해 최대한 괜찮은 가면을 쓰고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또 그렇게 잠에 들지 못한다. 그런 날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내성이 생길까 봐 끊었던 수면제를 또다시 먹는다. 살아야 하니까.
그래서 내게 "잘 자." 혹은 "좋은 꿈 꿔." 또는 "오늘은 잠에 들기 바라."의 인사는 사랑한다는 말과 동일하고 나 역시 상대에게 잘 자란 말을 할 때 많은 사랑을 담는다. 너는 깊은 잠에 들라고, 지금 잠에 들어 한 번도 깨지 않고, 악몽도 꾸지 않고, 아침 알람 소리가 들리기 전에 개운하게 일어나길 바란다고.
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