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생적 오지라퍼 Oct 04. 2024

늙지않은 혼밥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82

요리하다가 다치면 말짱 꽝이다.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게 된다.

인간의 AI 모델링은 훌륭하다.

이만큼 잤으니 충분하다는 느낌으로 눈이 떠진다.(늙어서 그런것인가?)

아침은 출근 준비로 바쁜 것이 일상인데

일찍 일어나니 화장실도 가고 고양이와의 놀이 시간도 충분하고 이렇게 글을 쓸 여유가 생기기도 한다.

아침 글쓰기는 저녁 글쓰기와는 다른 느낌을 가져다 준다.


어제는 아픈 동생을 보러 목동에 갔고

간 김에 오래된 공원 두 곳을 돌면서 감이 익어가고 단풍이 들어가는 식물을 관찰했고

막내 동생 부부와 맛난 김치찜을 먹었다.

첫번째 들어간 식당이 공휴일이라 김치찜을 안하고 고기구이만 팔아서 두번째 들어간 집인데 대박이었다.

등갈비김치찜도 맛났고 먹기 쉽지 않은 메뉴인 얇은 메밀전도 별미였다.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저녁 생각이 조금도 나지 않았다.

아마 그래서 일찍 잤던 것도 같다.

그러니 우리의 일상은 항상 원인과 결과의 연속이다.

무엇 때문에 무엇이 일어나고 또 무엇이 일어나는 뫼비우스의 띠같은 인생이다.


그런 와중에 가끔씩은 깜짝 놀라는 안전 사고가 일어나곤 한다.

대부분 새로운 일이 아니라 매번 하던 일에서 일어나는 확률이 더 많다.

왜냐면 많이 했던 일이라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놓치는 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어제 아침 준비가 그랬다.

아들도 없고 해서 간단하게 달걀 토스트를 준비했다.

설탕이 조금 들어가고 계란물이 살짝 흐르는 수준의 따끈한 토스트는

내가 대학생부터 한달에 한번은 족히 만들던 오래된 메뉴이다.

사고의 원인은 두 가지였다.

설탕을 다른 때보다 많이 넣었고(설탕을 그릇에 옮겨닮으면서 수저를 안쓰고 눈대중으로 넣었다.)

쉬운 것이라 안경을 쓰지 않고 그쪽 조명도 켜지 않고 조리대 불 앞에 섰다는 것이다.

다 만들어져서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식빵위로 달걀을 옮기는 순간에 무언가 톡하고 셋째 손가락에 튀었다.

달구어진 설탕 한 알이 튄 것인데 생각보다 높은 온도여서 따끔한 화기가 꽤 오래갔다.

(이렇게 뜨거운 느낌의 기시감이 있었는데 무엇인가 생각나지 않다가 지금 출근길 지하철에서  떠올랐다. 초등학생때 엄마 몰래 국자에 설탕뽑기를 하다 들켜서 달궈진 설탕이 튄적이 있었다.)

손가락이라 다행이지 잘못해서 얼굴로 튀었으면 더 큰일이 날뻔했다.

요리이던 조리이던 안전이 최고이다. 레시피가 멋지면 무엇하냐, 만들다가 다치면 소용없다.


오후에 어느 모임의 단톡에 올라온 글을 보니 큰 사고를 당한 지인도 있었다.

주차장에서 차를 파킹하다가 차가 약간 움직이는 것 같아서 한 발 내리면서 브레이크 밟는다는게 엑셀을 밟았다고 했다.

다리가 차문에 끼어 움직이는 바람에 골절이 되어 10주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한다.

다른 한 명도 주차장에서 도저히 알 수 없는 역주행을 했다고도 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으나 당황하여 접촉 사고가 났다 한다.

다들 몇 십년씩 운전을 한 사람들이니 익숙하고 일상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늙어서 둔해진 반응시간과 능력은 아마 간과했을것이다.

새로운 일, 처음 하는 일에는 모두 세심하게 조심한다.

안전불감증이란 매일 하는 일, 자주 하던 일, 일상이 되어 버린 일에서 주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프지 않는 하루가 나에게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아침 빵 굽기에는 안경을 쓰고 조리대쪽 조명을 키고 빵을 구워보려 한다.

(오늘은 버터 녹여 냉동실에 있던 블루베리 베이글을 살짝 구워서 학교에 가서 커피 한 잔과 먹을 예정이다.)


그리고 한 번도 안 쓴 것 같은데(이것이 아침 글쓰기 갬성일지도 모른다.)

나의 브런치를 읽어주시는 구독자 40여분과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대략 10여명의 감사한 분들...

모두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 맞으시기를 바란다.

아직 나는 다른 브런치 스토리 구독도 못하였고 다른 분들 글에 적극적으로 좋아요를 누르지도 못하고 있다.

아직 브런치 스토리의 시스템도 잘 알지 못하고

(글쓴 후 첨삭이 가능하다는게 장점이라는것은 파악함)

내 글을 쓰고 올리기에 급급한 상태이나

곧 퇴직을 하면 찬찬이 다른 사람의 글을 읽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안전하고 건강한 하루가 기본값이 되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음악이 주는 선물, 세번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