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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레시피 126

기대되는 이번 주 식사 메뉴 살펴보기

by 태생적 오지라퍼

오늘은 집밖으로 나서지 않으리라 다짐한 날이다.

추워서도 그렇지만

이번 주 오늘 빼고는 모두

점심 혹은 저녁 약속이 있다.(퇴직 위로 만남이다. 메뚜기 한 철인 셈이다.)

따라서 오늘은 쉼이 있는 하루를 보내고자 생각한 것이다.


아침은 어제 점심으로 먹었던 백화점 푸드코드산 묵은지 쌈밥이다.

어제보다는 물론 맛이 덜하지만

벌크업을 목표로 삼은 나의 취지에는

제법 잘 어울리는 메뉴였다.

사과도 1/4쪽 잘라서 함께 먹었다.

점심은 아들 저녁으로 먹을 소고기를 미리 구워서 몇 조각을 상추와 깻잎에 싸서 먹었다.

아들 녀석은 소고기를 구워주면

꼭 어떤 부위냐고 물어보는데

지난번은 갈빗살이었는데

오늘 것은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내가 산 것이 아니고 남편이 선물로 받은 것이니 도통 맛만으로는 어떤 부위인지 알수가 없다.

대충 둘러대야 하겠다.

저녁은 굴 한봉지 씻고 소고기 구운 것과

어제 백화점 푸드코드에서 산 태국식 매운 돼지고기 볶음을 쌈과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아들의 최애 메뉴가 될 것은

굴 일지, 소고기 일지, 돼지고기 일지 알 수 없다.

곁들이는 국은 매콤한 홍합탕이다.

요새 홍합이 싸다.

쪽파, 마늘, 양파를 쫑쫑 썰어넣고

한소큼 끓여주면 된다.

이야기하고 보니 모두

술을 부르는 메뉴이다.

남편이 주중에 아산 공장에 있을때나

이렇게 먹는것이지

집에 오면 식단이 자극 없는 환자식 모드로 자동으로 변하게 된다.

내일 저녁은 골뱅이 소면 예정이다.

마음이 바뀔지는 모르겠다만...


이번 주 외식 메뉴가 겹치지 않게 머리를 좀 썼지만 변수가 나올지는 모른다.

화요일 점심은 사실 미정이다.

날씨가 추울 듯 하여 서울숲역에서 만나자 하였다.

내가 조금 먼저 가서 근처를 돌아보면서

마땅한 식당을 찾아볼 예정이고

식사 후에는 옆 미술관 전시를 보는

문화 활동을 할 예정이다.

마냥 먹고 수다만 떠는 스타일은 아니다.

내 지인들은...

수요일은 저녁 모임인데

퓨전한식 다이닝을 표방하는 곳이다.

아마도 광어 묵은지 카르파치오, 냉제육 카펠리니 삼합, 알배추구이를 시키지 않을까 싶은데

이렇게 이름을 어렵게 지을 필요가 있나 싶다.

알배추 구이는 쉽게 연상이 되지만

광어랑 묵은지와 새콤 소스,

냉제육과 면과 참나물인 듯 하다.

사진을 보면 말이다.

목요일 늦은 점심은 한정식집인데

나는 양이 적으니 반상차림을 시키면 될 것 같다.

여러 종류가 있어서 어느 것을 고를지는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즐거운 고민이 되겠다.

그리고 금요일 이른 저녁은 육회비빔밥, 곰탕, 육개장 중에 선택이다.

지난번에 육개장을 먹었으니 이번에는 육회비빔밥을 먹어볼까나.

벌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한 주일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다이어트업계에 몸담았던

나의 데이터에 의하면

무엇을 먹는가보다 누구와 함께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한 요소인 듯 하다.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한 마음으로 섭식을 하게 되면

아마도 그것은 내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비싸고 맛난 5성급 미슐랭 요리사의 음식이라도

불편한 사이이거나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만을 나눈다면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아들 녀석의 상견례 자리가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한다.

맛난 것을 보면 광분해서 쩝쩝거리면서 먹는

나의 식사법이 걱정되기도 하고

아니면 너무 신경써서 영 못먹는 모습을 보일까봐도 걱정이다.

그러나 닥쳐서 걱정하련다.

아들 녀석이 상견례를 하자고 나오면(너무 좋겠다.)

일단 춤을 춘 뒤 걱정해보련다.


(아침의 다짐대로 나는 오늘 집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쓰레기 분리 수거할때를 빼고는 말이다.

생각보다 그렇게 추운 것 같지는 않더라.

바람은 좀 세게 불더만.

연구 계획서는 50% 정도 진도가 나갔다.

인쇄물로 프린트하고 살펴봐야 종적으로

머리 정리가 되는 아날로그 갬성의 소유자이다.

프린트를 위해 학교를 가야하나 고민중이다.

연구 계획서 쓸때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위해서 나의 제자 전현무의 먹방 유튜브를 계속 틀어두었다. 나의 최애 최강야구를 안보는 파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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