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 닥쳐야만 효율이 오르는 것은 왜일까?
긴긴 가을방학동안 강의준비에 매진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별달리 효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
지지부진 수준은 절대 아닌데 내 머릿속 정리가 잘되지 않는다.
그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월, 수요일과 금요일의 수업 차시가 다르다는 것이
그 중심에 있다.
금요일에 휴일이 몰려있다.
10월 3일도 휴일이고 10일은 그 주가 대학 자체
모두 휴강일이다.
이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월, 수, 금으로 강의를 잡은 내 잘못이 크다.
단지 새로운 가깝지 않은 학교에 처음 하는 강의이니
하루 강의하고 하루 쉬는 것이 나을 듯하다는
그 생각만으로 결정한 나의 단순함을 탓한다.
내년에는 월, 화, 목 강의일로 잡고
(월요일은 교수회의가 비정기적으로 있다.)
목요일에 3차시 강의 2개를 모는 극단의 방법을 써보겠다.
3차시 강의는 10번만 하면 되니까
10주 후에는 월, 화만 강의를 진행하면 되고
같은 요일에 같은 강의를 모아야만 휴일등을 고려할 때 진도에 차이가 안날 수 있으니
올해보다는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뭐든지 한번 해봐야 꼼수이든 해법이든 이런 것이 가능한 법이다.
오늘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음 주 월, 수요일과 그것과는 다른 금요일 수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7,8,9,10차시의 주제를 결정하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었다면
오늘부터는 꼼꼼하게 차시별 수업 내용을 점검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아직 도입 부분을 결정하지 못한 차시들이 있다.
왜냐면 앞 부분은 그 전주에 일어난 과학관련 이슈를 돌아봐주는 내용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다음 주 도입 부분에는 요즈음 막 발표가 시작되고 있는 노벨상에 대한 이야기와
얼마 전 돌아가신 제인 구달님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해야 하고
SNS에 엄청 올라오는 슈퍼문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이런 시스템이라 강의안의 최종 마무리는 주말이 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그래도 할 수 없다.
교양과학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의에서
최근 과학 이슈를 다루어주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디서 다룬단 말인가?
곧 대학교도 중간 평가 기간이 된다.
평가 기간에는 학생들은 힘들고 교수자는 편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은 절대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내신에 반영되는 중고등학교때보다는 조금은 편한 평가가 진행되기는 하지만
평가라는 것에는 많은 고민이 항상 포함된다.
<인물로 보는 과학의 역사>의 중간 평가는
학생마다 스스로 선택한 과학자 1명에 대한 소개 산출물과 2분 발표로 진행된다.
산출물은 어떤 형태든 가능한데
(디지털과 아날로그 모두 환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과학자의 업적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나는 왜 그 과학자를 선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이다.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의 중간 평가는
그동안 배우고 알아보았던 내용을 기반으로 한 퀴즈와 에세이 작성의 형태이다.
기본적으로 학습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서 하나의 문장으로 완성해나가는 과정에서
과학적인 사고를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고심끝에 선택한 평가 방법이다.
수업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연습을 했으므로
그리 어렵지 않게 평가에 임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것은 교수자의 입장일 뿐.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절대 알 수 없다.
시험과 평가가 없는 세상.
얼마나 좋을까 싶겠다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나도 물론 그랬지만 시험과 평가가 없으면 절대 공부를 하지 않는다.
건성으로 한귀로 흘려듣는 그런 형태가 되기 싶다.
시험과 평가가 없는데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덕후라고 부르는 것일게다.
세상은 어느 영역에서이건 그런 덕후들이 바꾸는 것일지도 모른다만
나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평범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적절한 시험과 평가를 동원하여 그들에게 자극과 동기부여를 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교수자의 역할과 의무 중 한가지이다.
그런데 코앞에 닥쳐야만 일의 효율이 오르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학생들이나 교수자인 나나 아마도 비슷할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