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사랑이 맺는 관계

자유를 주는 것이 사랑이며, 사랑할 때 자유롭다

If you love me, set me free.

1

자유만큼 도달하기 어려운 것도 없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 예술을 통틀어서, 자유와 사랑을 주제로 하지 않는 작품은 없다. 수많은 작품이 그것을 소망하듯이 자유는 자주 갈망되지만, 그만큼 자유는 너무나 도달하기 어려운, ‘난이도 높은 퀘스트’이다.) 타인의 자유와는 또다른 성질로 존재하면서, 오직 자기 자신만이 느끼고, 경험하고, 그것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한 정도에 관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그 자유에, 그 장본인이 가히 도달할 수 있게끔 곁에서 돕는 일이 바로 사랑의 실천이다.

2

내 자유조차 스스로 찾고 달성하기 어려울 때(‘내 코가 석자’), 감히 타인의 자유를 응원하고 바라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뒷받쳐주는 일이다.

3

내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소망하고 응원하는 행위와 마음에서 함께 공명하며 달성된다. 때로는 내 자유가 실현되는 오롯한 순간이 오직 타인을 사랑하는 동안에만 존재한다.

4

위 2와 3은 서로 모순되는 역설같지만, 동시에 공존한다. 사랑은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이고, 자유와 같은 말이 사랑이다. 오직 그렇기에 사랑의 실천은 정말 어렵다. 이미 그것을 가로막는 숱한 장애물들에 직면한 각자의 자유를 또다시 가로막기 십상이다. 그로써 이미 부자유한 존재를 서로가 또다시 가로막음으로써 두 사람이 기울인 노력의 조합이 그저 실패한 사랑이 되는 것만큼은 막아야 사랑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발버둥치면서 서로의 자유를 응원할 수 있을 만큼, 이 논의에 기반한 두 사람 고유의 지평을 이해하는 인생의 동료를 찾을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