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로 흘러가는 한 줄
어딘가로 흘러가는 한 줄
하나의 줄로 구조된 바다.
그것은 너무 흔합니다
이보다 더 나쁜 일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바닥을 친 손에서 새를 꺼냈다
(하품, 머리를 가로젓는)
나는 부랴부랴 새를 집어넣고 모자를 꺼내려다 슬그머니 넣었다
꺼내놓을 것이 없어서 속주머니와 소매 단을 한동안 뒤적였다
거기 그 마음은 어디다 쓸 거요
쓸 수 있는 마음 같은 건 이미 없었기 때문에
어리둥절한 고백이 튀어나왔다
잠깐 졸다 오면 안 될까요?
도통 나아지는 게 없네요
흔하지만 귀중한 것을 내놓으시면 됩니다
거기에 애달픈 사연 하나 버무리세요
이를테면 절망이라든가 공포라든가
나는 난감했다
이미 고백한 뒤였으므로
퍼 올릴 것이 없는 마른 우물우물우물이었다
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한 것들은 반드시 차오릅니다
아름다운 충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는 마침표를 지웠다
바다 혹은 구조 혹은 처음의 그 한 줄이 어딘가로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