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기대 너에게
바람에 기대 너에게
그날 밤 우리는 무엇인가 찢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서둘러 창문을 닫으며 너는 말했다 바람이 엄청나 근데 아무것도 안 보여 엄청 깜깜해 돌아선 너의 얼굴이 조금 젖어 있었다 놓칠 수 없는 순간처럼 덜컥이는 창문, 밖으로 지나는 바람의 비명소리 나는 들었다 너는 어깨를 슬쩍 들어 올렸다 내리며 내 옆에 앉았고 우리는 서로의 몸에 기댄 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굴었다 나는 더욱 아무렇지 않았다 바람이 아까보다 더 심하게 부는 것 같아 꼭 인내심 없는 불안처럼 말이야 네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을 때 나는 너의 볼을 부드럽게 만지며 대답했다 더 많이 사랑하지 않기를 잘했어 정말 다행이야 너는 나의 말을 들었을 것이지만 듣지 않았다 그것이 우리에게는 문을 여는 하나의 방법이었으며 그렇게 애매모호한 이별의 순간밖에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너와 걷고 싶은 길이 많다는 말을 하면 안 되었다 그날 밤 우리는 무엇인가 찢어지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