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같은_사람
_같은_사람
1
별이 뜨지 않아 비 맞은 개처럼 우리는 함께 앉아 울었다
어느 누구도 울지 않게 해 주세요 간절한 기원만이 빗소리 뒤에서 울렁거렸다
2
건물과 건물 사이 좁은 통로 끝에 한 여자가 쪼그려 앉아 소리 내어 울었다 여자는 자신이 있는 곳이 길의 끝이었으므로 어두웠으므로 등 뒤를 바라보지 않았으므로 영원히 갇힌 것처럼 엉엉 울었다 통로 입구 플라스틱 음식물쓰레기통 옆을 비집고 들어선 어떤 남자가 그 여자 뒤에 서서 울지 말라고 창피하게 말했다 우는 그 여자를 몰래 내려다보던 창문 하나가 슬그머니 어두워졌다 여자는 계속 울었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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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뱀처럼 구불거리며 지나갔다
서로의 사정을 잊는 날이 잦았다
각자의 벽에 등을 대고 가만히 바라보는 것은
잘못 흘린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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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우리의 기원은
쓸모없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