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일
흔한 일
무엇이든 벼락처럼 들이쳤다 묻지 않았다
그날의 길은 속절없었고 나는 무연했다
눈이 내리는지 몰랐다
그때 나는 버려지는 중이었지만 흔한 일이었다
울지 않았다
흔한 마음이 아침이었고 저녁이었다가 온 하루가 되어
“무미건조하고 어리석은” “서술 불능”의 순간이 되면
우리는 일제히 지나간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었지만
흔하지 않은 일도 제법 흔하게 일어났다
많은 명랑들을 만났다
나의 욕망은 나태함으로 위장되어
일어나고 흩어지다 쉽게 지워지는
흔적을 남겼다 흔적을 남겼다
흔하지 않은 일이어서 흔하지 않았지만
흔적과 흔적 위에 아주 잠깐 생의 찬란이 돋았다
그러나 나는 대개 하루의 끝이었다
무감한 하루는 어느새 한 소절의 노래가 되어 오래
꿈꾸었다 단호하고 명징한 하늘
시간을 천천히 걷는 사람
땅의 모든 풀들에게 주어진 이름 너무 먼
꿈이어서 깨면 다시 밤이 긴 울음으로 날아올라
아침을 꿀꺽 삼켰다
적당히 흔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