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온기가 있는 것

그냥, 조금 외롭다는 말이었습니다.

by 지니

호텔에서 인천으로 돌아기 위해 새벽비행을 준비할 때면

캄캄한 어둠 속에 나 혼자만이 이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다.



'나는 전설이다' 영화주인공처럼 인류가 멸망해 세상에 남겨진 유일한 생존자가 된 것 같다.

주인공 네빌은 키우던 강아지 샘과 폐허가 된 뉴욕에서 다른 생존자를 찾다.

마네킹에게 매일 같이 인사를 건네고 옷도 입혀주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야기다.



화려한 고층빌딩이 즐비한 뉴욕 같은 동네, 43층 호텔방에서

세상이 잠든 이 시각 조용히 나 홀로 인기척을 만든다.



'바스락바스락' 무거운 이불을 밀고 '슥-슥' 호텔로고가 적힌 하얀 종이 슬리퍼를 끌고

'탁' 테이블 조명키는 소리까지 내고 나면 다시 정막이 온다.

내가 만들어낸 움직임이 이 세상에 유일한 소리가 되는 기분이다.


그러다 커피머신에 캡슐을 넣고 커피 하나를 내렸다.

언제 쓸지 몰라서 가방에 항상 가지고 다니는 회사 로고가 박힌 누런 종이컵 하나를

주섬주섬 꺼내서 커피 받침대에 올려놓고 버튼을 눌렀다.

원두 갈리는 소리가 '드르륵드르륵' 나더니 고소한 향과 뜨거운 한 방울 한 방울이 커피에 조용히 흘렀다.

커피를 가지고 화장대 앞에 앉았다. 이 커피의 온기는 마치

온 가족의 저녁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주방에서 흘러나왔던 모락모락 밥 짓는 냄새처럼 따뜻했고 정겨웠다.

차가운 이 방에 온기라곤 이 커피와 나뿐인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커피를 한입도 지 못 고 화장을 하면서 그저 슬쩍-슬쩍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얼추 준비를 맞추어갔다. 이제 유니폼까지 입고 나면 끝이다. 무거운 이층짜리 가방을 가지고 왔던 대로 다시 쌓고 문을 나선다.

머물렀던 곳을 한번 훌쩍 본다. 혹시나 놓고 가는 건 없는지 보다 눈으로 잠시나마 머문 곳과 인사를 한다.

그러다 책상에 그대로 놓고 온 커피가 마지막에 눈에 밟혔다. 그래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고마웠어 또 올게.”


PS. 그림은 제 동기가 글을 읽고 응원한다고 그려준 그림입니다.

오늘도 제 글 보러 놀러 와주시고 하트 매번 눌러주시는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드려요. 저도 한분 한분 놀러 가는 중입니다. ^-^

다음 글 5화는 첫 괌비행을 가면서 생긴 일 [손님 가방에 문어가 살고 있습니다]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에 열심히 글 써서 오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기분으로 하루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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