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미명!
전날 다른 날 보다 일찍 잠이든 탓인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뜨다.
시계가 불분명한 중에도 의식은 더욱 또렷해지며 더 이상은 자리 보존이 어려 울듯 하다.
결국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20년 가까이 고정되어 있던 5:20분 알람이 무용한 것이 되어가는 변화를 직감한다.
오늘이 인위적으로 평일에 갖는 마지막 연차휴일이 될 것 같다.
날짜로는 25일 수요일!
수리적으로는 다섯이 남았지만 실질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날은 이제 3일이
남은 셈이다.
25일은 오랜 직장과 사회생활의 대가로써 받는 많지 않은 연금을 수령 하는 날이 되기도 하기에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감추고 가족모임이나 술을 한잔 즐길 수 있는 날로, 날짜가 갖는 의미가 정규적인 월급 외에 부수적 수입의 의미를 더하는 덤 같은 날이다.
반추하여 보면, 쉼 없이 달려온 나 자신에게 이런 휴식을 제공하여 본 것이 무릇 몇 번 이나 있었던가?
직장과 사회생활의 휴일이란 스톱워치의 잠깐 멈춤 같은 대기상태다.
다시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지 뛰어 나가야하는 준비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날짜가 정해지고 나서부터 사라지는 긴장감 보다는 새로운 루틴이 걱정이다.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 할 것 인가!
10년 가까운 텃밭경험도 은퇴 후를 감안한 행보 중 하나였고
선물로 받은 카메라를 둘러메고 야생화와 관광명소를 담아오던 것도
건강을 위해 공원이나 천변을 산책하는 습관을 가져온 것도 다가올 시간에 대한
준비과정 이었다.
모두가 다행이다!
직장에서 내 가 심은 사과나무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나는 밭을 일구는 농부에 만족하면 될 일 이었다,
평생 몸 쓰는 일을 안 해본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시간은 제한적이다.
일단은 잠시 쉬어가는 쉼표를 그릴까한다.
정리되는 의식 속에 조그마한 일상까지 소중하여지는 루틴이 만들어 지기 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는지 모른다.
작은 혼란과 방황을 겪고 나면 침잠 되는 의식 속에 새롭게 발아되는 밀알을 기대
하며
무릎건강에 이상이 느껴지며 등산과 사진 찍기가 부담스러워 질 무렵!
자녀들에게 생일날 카메라를 선물 받았다.
멈추지 말고 계속하라는 무언의 압박인가?
은퇴를 앞둔 내 행보가 부담스러웠을까?
막내가 “브런치스토리”에 작가 신청을 권유하였다.
무언가 무언의 압박을 흔쾌하게 받아드리며, 나의 종심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첫 씨앗을 파종하다.
브런치라는 녹색의 만찬에, 나는 첫 파종과 함께 초원을 꿈꾸어 보고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