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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 사람 가탁이 May 26. 2023

나는 올레, 너도 올래?

# 첫날, 올레길 18코스

어리바리 실수쟁이 아지매의 올레길 탐방기를 적어봅니다. 각 코스 구성과 장소에 대한 내용은 많은 정보로 접할 수 있을 테니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느낌만 담을 생각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눈과 마음으로 저와 함께 걸어주실 거지요?

머릿속 구석 어디쯤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펄떡이며 살아있었던 게 있었다.


제주올레길 걷기, 전 코스 완주하고 완주증 받기!


살아있음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음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덜컥 저지르고 말았다. 올레캠프에 예약부터 해버린 것이다. 먼저 다녀온 지인에게 대략적인 설명과 밴드주소를 건네받고, 하루를 생각했고 다음 날 신청해 버렸다. 필요한 것은 경비와 건강과 용기였다. 혼자 참여해도 불안하거나 외롭지 않을 것 같았다. 두려운 것은 사람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 자신이었다.


6시 반, 골고루 차려진 호텔뷔페로 아침을 먹고 코스 출발지로 편안히 데려다줄 버스로 9시 출발, 9시 50분 관덕올레길 안내센터에서 제주올레 패스포트를 구입(2만 원) 후 18코스 출발 스탬프를 날인하는 걸로 세상에 도전장, 아니 제주 올레길에 신고를 했다.

경험한 자의 말은 대부분 옳다?

출발 전 가이드의 질문이 있었다. 올레길을 걷다 길을 잃었을 경우, 1번 동네주민에게 물어본다 2번 가이드에게 전화해서 물어본다 3번 직전 올레 표식이 있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이 중에서 정답은? 3번

동네주민은 의외로 올레에 대해 관심도 없고 모른다. 가이드도 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리하여 많은 이들이 경험한 바 얻어진 결론은,

직전 올레 출발지(방향표식 화살표 또는 리본이 있는)로 되돌아가서 다시 표식을 찾아 걷는다.


아뿔싸! 길을 잃었다. 앞사람 꽁무니만 쫓다 보니, 어? 방향표식과 길안내리본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믿었던 벽에 있는 파란색 페인트도 믿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올레길 표시는 바뀔 수도 있어서 반드시 아래에 있는 방향표식 화살표를 쫒아야 한다)

몇 시간 전 기억을 거슬러 간 다음 걸어온 길을 되돌아 걸었다. 표식을 찾아야 한다.

앞에서 씩씩하게 걸어가는 내 뒤를 따르던 입소 선배 몇 명도 난감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다 먼저 발길을 돌렸다.

한참을 뒤돌아 걸은 후에야 직전 방향표식을 찾을 수 있었다.

몸과 머리의 감각을 믿고 가이드의 당부를 거스른 탓으로 양쪽 다리와 두 눈에 '무리'를, 마음에게는 '불안'을 주고 말았다.

올레길 표식은 리본과 화살표가 있으며 파란색은 정방향, 주황색은 역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세(말모양) 표시는 말머리 방향으로 진행한다.


첫날 첫 경험으로 6시간 가까이 걸었다. 쓰러지지 않을 만큼의 행동식(찰떡 두덩이, 과채즙, 바나나 2개, 구운 달걀)을 중간중간 행동을 멈춘 채 먹으며 계속 걸었다. 볼 때마다 새로운 제주의 경치를 걸으며 정신없이 걷다 보니 언제부턴가 걸을 때마다 발가락 몇 군데의 느낌이 무디어지기 시작했다. 첫날부터 무리했나?

오후 5시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발 상태를 보니... 으아악!

올레길 방향 표식 파란색은 순방향, 귤색은 역방향
방향 표식 리본
가슴아픈 4.3 유적지로 가는 길
세상에 이런 일이
삼양해수욕장 검은모래해변

※ 따끈따끈한 현재진행형입니다


#제주올레 #올레 18코스 #올레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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