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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식 May 11. 2022

텃밭 입주 완료!!

5월 7일, 텃밭의 새 식구들을 소개합니다.

5월 7일


2022년 봄철 텃밭 입주가 오늘로서 완료되었다. 그럼 입주민들을 하나씩 소개해보겠다.


1층은 적상추와 아삭이상추가 반씩 자리를 잡고, 끄트머리 남는 땅에 부추가 슬쩍 꼽사리를 꼈다. 상추는 1등으로 입주해서 벌써 잎을 뜯어도 될 만큼 컸다. 물만 부족함 없이 대주면 알아서 쑥쑥 크는데 웬만해서 죽지도 않고, 잎을 뜯어먹고 일주일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무성하게 잎이 올라오니, 텃밭 하는 사람 치고 봄에 상추 안 심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진정 상추야말로 봄 텃밭의 주인공이 아닐런지.


2층은 가장 늦게 입주한 강낭콩과 수박이 산다. 둘 다 우리 텃밭에는 처음 온 손님이라, 아직 어찌 키워야 할지 막막하다. 대충 종묘사 아주머니한테 설명을 듣긴 했는데, 한마디로 그냥 내버려 두어도 잘 큰다고 한다. 그 말만 철썩 같이 믿고 덜컥 데려왔는데, 아무쪼록 잘 자라주길...


3층부터 5층까지는 방울토마토의 형제들이 산다. 그냥 방울토마토, 빨강 대추방울토마토, 노랑 대추방울토마토 요렇게 3형제인데, 생긴 게 엇비슷해서 누가 누군지 알 길이 없다. 여름이 되고 방울토마토 열려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6층은 비트네 집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비트는 구석 단칸방 아니면, 반지하 자투리땅 신세였는데 올해는 한층 전체를 어엿이 차지했으니 출세한 셈이다. 작년에 맛있게 먹은 비트 절임이 크게 한몫했다. 올해는 땅도 넉넉하게 마련해줬으니 큼지막한 비트를 수확할 수 있길...


7층은 오이다. 더운 여름에 대충 껍질만 벗겨서 날로 먹는걸 식구들이 모두 좋아해서 오이는 언제나 텃밭 입주대상 1순위이다. 자리도 제일 좋은 자리로 골라서 마련해 줬으니 쑥쑥 자라서 주렁주렁 매달려야 할 텐데. 새콤 달콤 매콤한 오이장아찌 무침을 생각하니 군침이 돈다.


8,9,10층은 옥수수밭이다. 옥수수는 12주를 심었다. 12주나 심었으니 아마 올해 옥수수는 실컷 먹고도 남을 것이다. 옥수수는 키가 워낙 커서 어디 심어야 하나 고민이었다. 잘못 심으면 볕을 가려서 다른 작물들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하다 그냥 밭 한가운데에 심었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 그리고 각 층마다 각각 가지, 깻잎, 애호박도 한 칸씩 자리를 잡았다. 딱 1주씩만 심었는데, 1주만 있어도 반찬으로 넉넉하게 해 먹을 수 있다.


11층은 대파와 완두콩이 사이좋게 자리를 나눠가졌고, 마지막으로 12층, 13층은 고추밭이다.

아! 그리고 지하도 있다. 개천 옆 자투리 땅에 살짝 둔턱을 만들고 거기에 열무 씨앗을 뿌려서 텃밭을 한 줄 더 만들었다. 과연 열무가 싹을 틔우고 잘 올라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


여하튼 입주를 모두 마치고 나니 그래도 텃밭이 꽤 그럴싸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황량한 사막과도 같았던 텃밭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풋내 가득한 텃밭의 푸른 향기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럼 올해도 잘 부탁해!




올해 봄철 텃밭 새 입주민들이 모두 자리를 잡았다.


왼쪽부터 고추, 깻잎, 강낭콩
대파와 외로운 가지 한 그루
왼쪽부터 부추, 비트, 그리고 애호박
아삭이 상추와 적상추
왼쪽부터 옥수수, 오이, 그리고 완두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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