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달리지 않아도, 네 모습 있는 그대로, 전부 다 괜찮아
넘어져도, 달리지 않아도, 네 모습 있는 그대로, 전부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그림책
좋아하는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읽었다. 처음에는 제목이 바로 와닿지 않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오래 머물고 싶어졌다. 넘어져도, 달리지 않아도, 네 모습 있는 그대로, 전부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이혜정 작가님은 묵묵히 자신이 누구인지를, 어떻게 스스로 돌보아 주어야 하는지를 잘 아는 동물들에게 위로를 받았다고 했는데, 이 얇은 그림책 한 권의 세계로 긴긴 위로를 받는다. 국문 외에 영문으로 적혀있는 글도 의미를 더 깊고 풍부하게 전달해 준다.
붉은 면지의 색상부터 무채색과 붉은 계열의 그림은 적과 흑의 대비로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림은 거칠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하다. 선과 터치가 강렬하게 다가오지만, 그림 곳곳을 살펴보고 싶을 만큼 섬세하다. 주인공 여자 아이는 동물들에게 용기를 얻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보고, 균형을 잡아보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본다. 문장이 한 줄로 쭉 배치되어 있지 않고 그림 주변으로 그림 형태를 따라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어서 그림과 함께 천천히 느린 호흡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