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쿠바에서는 앱스토어 사용이 불가능하다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쿠바에서는 앱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새로운 앱을 다운받거나 기존 앱을 업데이트할 수 없기에 쿠바에 들어와 필요한 앱이 생길 경우엔 손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쿠바 여행에 필요한 지도 앱 ‘맵스 미(maps me)’, 구글맵 등은 반드시 미리 다운로드 받아 가야 한다.
나는 쿠바에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끊겠다고 홧김에 지웠다가,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미리 다운받아 놓은 노래도 못 듣고 인스타그램으로 숙소 예약도 못하게 되어 후회했었다. 앱 설치는 미리, 삭제는 신중하게!
2. 쿠바에서는 호텔, 버스 예약을 위한 휴대폰 결제도 불가능하다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쿠바에서 가장 불편했던 것 중 하나는, 인터넷으로는 호텔, 버스 예약이 안된다는 것이다. 바라데로에서 하바나로 가는 비아술(Viazul) 버스는 인원이 꽉 차는 경우가 많아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막상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전부 입력하고 마지막에 결제를 하려고 하니 에러가 자꾸 떴다. 알고 보니 쿠바에서 외국인은 온라인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다. 바라데로에서 머물 올 인클루시브 호텔 예약도 마찬가지였다. 호텔이든 버스든, 쿠바에서 인터넷을 통한 카드 결제는 모두 불가능하다.
* 비트코인 관련 어플(Binance 등)도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3. 쿠바에서는 넷플릭스, 유튜브 다운로드가 안 된다
비행기나 버스 등 장거리 여행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앱은 넷플릭스, 혹은 프리미엄을 구독하는 유튜브 앱이다. 원하는 영화나 영상을 다운받아 데이터 소모 없이 긴 시간을 때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바에서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영상 다운로드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유튜브는 아무리 프리미엄 결제를 했다고 하더라도 '다운로드' 버튼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쿠바 여행을 할 예정이라면 이동할 때 볼 모든 콘텐츠는 미리 다운받아 오는 것을 추천한다. 인터넷이 되는 곳이 별로 없고 책을 들고 다니기엔 무거워, 생각보다 시간이 뜨는 때가 많다. 다행인 것은, 네이버 웹툰 앱 내에서의 웹툰 다운로드는 가능하다!
4. 하지만 위의 모든 불편함은 VPN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앱스토어,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영상 다운로드, 호텔과 버스 결제 등 '쿠바에서 일반적으로 불가능한' 기능들은 사실 VPN 사용으로 모두 해결 가능하다! 어떤 앱을 새롭게 깔게 될지 모르고,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 VPN 하나씩은 꼭 다운로드 받아오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VPN 앱 내에서 결제를 해야 한다면 그것도 미리 해놓자.
나의 경우, 쿠바에서 캐나다로 입국할 때 Arrive Can 문서를 작성했어야 했는데 앱이 없어 그 자리에서 VPN으로 다운로드를 하였다. 호텔 예약과 비아술 예약도 모두 VPN을 통해 우회해서 결제를 했다. 다만 VPN은 데이터 소모량이 크니 되도록이면 적게, 웬만하면 와이파이 환경에서만 사용하자.
5. 쿠바에서는 공산품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쿠바는 혁명 이후 사회주의 노선을 채택하면서 소련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나라의 살림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1990년대 소련이 해체되면서 기반산업이 부족한 쿠바는 경제적으로 심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쿠바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심해지며, 미국에 거주하는 쿠바인들의 달러 송금과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쿠바 관광이 크게 제한받기도 했다. 그때든 지금이든 쿠바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산업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해서 물건들을 제대로 수입하지도 않아 샴푸와 비누, 치약 같은 생필품들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것이다.
오직 달러나 유로로만 구매할 수 있는 생필품 상점도 존재하지만, 아침부터 이곳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물량은 한정적이고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기에 돈이 있어도 구매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에 쿠바에 올 때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은 몽땅 챙겨 오는 것을 추천한다. 가방에 자리가 빈다면, 샴푸,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바디로션 등은 큰 통으로 챙겨 와 남은 것은 까사 주인이나 호텔 메이드를 위해 남겨두고 오는 것도 방법이다.
쿠바는 또한 신발과 옷 등도 부족하고, 있다고 해도 비싸거나 질이 좋지 않다. 길에서 파는 옷들은 카스트로가 그려진 관광객용 티셔츠이거나, 수영복 위에 걸쳐 입는 그물 같은 수공예 작품뿐이었다. 여성용품은 더더욱이나 구하기가 어렵고 질 또한 좋지 않다고 하니, 탐폰, 생리대 등은 무조건 쿠바 이외의 국가에서 구매하여 오는 것을 추천한다. 쿠바에는 남겨도 될 정도로 공산품을 가득 챙겨 와,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주고 가자는 마인드로 오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6. 쿠바에서 약을 구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쿠바에서 약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은 많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게 내 사정이 될 줄은 몰랐다. 큰 지퍼백 가득 챙겨 온 약 중에는 이상하게 해열제만이 없었고, 결국 하바나에서 약국을 찾아 헤맸어야 했다.
International Pharmacy라고 맵스 미에 저장된 위치에는 이미 폐업한 가게밖에 없었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해열제가 파는 곳을 아느냐고 물으니 유통기한이 얼마나 된지도 모르겠는 뜯어지고 몇 개 사용한 알약 봉투를 집에서 가지고 나왔다. 물론 정말 감사하기는 했지만, 아파서 먹는 약이니 만큼 제대로 된 약국을 찾아야 했다.
외국인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약국이 하바나 리브레 호텔에 있다고는 들었지만 5시면 닫아 방문하지는 못했다. 결국 800페소를 내고 택시를 타 Cira Garcia 외국인 대상 병원 맞은편에 있는 약국을 가는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쿠바에서 약을 사는 것은 정말 어려우니, 되도록 필요한, 혹은 필요할 모든 약을 꼼꼼히 챙겨 오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7. 쿠바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먹기가 힘들다
쿠바는 정말 신기할 만큼 음식이 맛이 없다. 케첩, 머스터드, 굴소스 등의 조미료를 넉넉하게 쓸 수 없어서인지, 혹은 원래 싱겁게 먹는 문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음식은 일단은 심심하고 이국적이었다. 간혹 유명한 식당에 가면 랍스터 요리나 파스타 등을 맛있게 제공하기도 하지만, 가격은 한 끼에 2-3만 원 정도로 비쌌기에 매 끼를 이렇게 먹을 수는 없었다.
가장 그리웠던 것은 한식이었다. 무엇보다도 뜨끈하고 매콤한 국물을 너무 먹고 싶었다. 컵라면을 두 개 가져오기는 했는데 금세 동났고, 면 말고 밥을 먹고 싶었다. 쿠바 쌀은 찰기가 없어 쉽게 흩어지고 씹는 맛도 없다.
그래서 권하는 건, 한식을 조금이라도 챙겨 오는 것! 추천하는 한식 템이라면, 일단은 햇반, 김과 볶음멸치 통조림, 컵라면 종류 다르게, 튜브형 소고기 고추장, 고추참치와 오뎅 국물 스프 정도. 욕심을 조금 낸다면 팩으로 되어 끓이기만 하면 되는 찌개 제품도 좋은데, 고기가 들어 있다면 반입이 되려나 모르겠다. 가져오면 무조건 먹게 될 것이다. 차라리 옷을 줄이고 음식을 넣어 다 먹은 다음, 나갈 때 기념품으로 빈자리를 채워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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