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적 인생
스마트폰 새로 구입한 지 2개월 됐습니다. 처음 새 폰을 받았을 때부터 뭔가 조짐이 이상했지요. 기존에 쓰던 폰과는 달리 속도도 느린 것 같고, 아이콘 클릭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서비스센터에 들고 갔더니 앱 오류라고 하면서 조치를 해주더군요. 별 일 아니라 생각하고 폰을 받아 다시 사용했습니다.
그 후로도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시로 발생하는 통신 장애였습니다. 전화가 안 되는 전화기. 인터넷 연결도 시도 때도 없이 끊겼습니다. 상대방이 전화를 걸면 제 쪽에는 아예 신호도 없고, 제가 전화를 걸면 연결 불가라고 뜹니다. 일도 해야 하고 연락 주고받을 사람도 많은데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요.
다시 서비스센터에 들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유심 칩을 교체해 보라고 하네요. 대리점에 가서 칠천 원 주고 유심 칩 새로 사서 교체했습니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단말기 문제가 틀림없었습니다. 서비스센터에 또 연락했습니다.
"고객님, 저희도 그냥 새것으로 바꿔드리는 게 가장 수월합니다. 하지만, 단말기 교체 기준이 따로 있기 때문에 일단 증상을 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전화기가 전화가 안되는데 무슨 증상을 또 확인한다는 소리인지. 점점 화가 났습니다. 담당 기사가 집으로 방문했습니다. 노트북을 펼치더니, 제 폰과 연결해서 약 15분 정도 점검을 하더군요.
그 동안 어떻게 쓰셨습니까? 문제가 심각한데요. 제가 센터에 가서 최대한 빨리 보고하겠습니다.
이제 뭔가 제대로 조치가 될 것 같았습니다. 두 시간 후, 서비스센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새 제품으로 교체해주겠다고 합니다. 속이 시원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었지요.
오늘 아침, 서비스센터 문 여는 시간에 맞춰 폰을 들고 갔습니다. 약 두 시간쯤 소요된다 해서 집에 와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약속된 시간에 맞춰 다시 서비스센터에 갔지요.
아......미춰버리겠네......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새로 받은 폰에도 문제가 있어서 저희가 새 폰 두 대를 다시 주문했습니다. 수요일까지는 확실하게 조치하겠습니다. 수요일에 다시 와주실 수 있을까요?"
이쯤 되면 서비스센터 내에서 소리 한 번 질러야 하는데 말이죠. 알겠다고 하고 원래 쓰던 문제의 폰을 들고 서비스센터를 나왔습니다. 수요일 오후에 다시 들르겠다는 약속을 하고요.
인생에는 늘 세 가지 부류의 일이 발생합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 내가 일부 통제 가능한 일, 그리고 나의 통제권을 완전히 벗어난 일. 이번 스마트폰 사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서비스센터에 가서 상황을 전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모두 저의 통제권을 벗어난 일이지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통제할 수 있는 일에만 전념하는 것이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길을 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것 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떤가요? 우리가 하는 고민과 걱정의 대부분은 '나의 통제권을 벗어난' 일들에서 비롯됩니다. 잘 되면 다행이다 싶고, 안 되면 불안과 분노가 넘칩니다. 자기주도적 인생이란 말을 흔히 사용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주도할 수 없는 일에만 매달리는 셈입니다.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먼저,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일에 대해서는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하지요. 할 수 있는 일도 없으면서 계속 신경만 쓰면 불안하고 초조하여 걱정 근심에 빠지게 됩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오직 그것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는데도 무조건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사고를 조심해야 합니다. 내려놓는다는 말을 악용하면 안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싶은 때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의 몫은 있게 마련입니다. 하다못해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명상이라도 해야 합니다. 자포자기하듯 술이나 퍼마시는 행동은 절대 삼가해야 합니다.
불편합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불편한 채로 생활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고, 수시로 통신 장애가 발생하는 폰으로 애써 통화도 시도해 봅니다. 이렇게 사흘을 보내고 나면, 서비스센터에서 처리가 다 된 '괜찮은 폰'을 받을 수 있겠지요. 내려놓고 기다리면, 기다릴 만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