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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사모 Oct 22. 2024

교회가 아니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일마다 교회에 오시는 신자분들을, 내 친형제들과 친구들, 그리고 이제는 결혼한 내 딸보다도 더 자주 만나며 살고 있구나.’


부모님이 살아계셔도 가까이에 계시지 않으면 주일마다 뵙기가 힘들다. 형제들과 아무리 친한 친구들이라 해도 주일마다 한 번도 빠뜨림 없이 만나게 되지 않는다. 그런데 교우들은 주일예배 때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몇 번씩 뵙는 분들이 있다. 교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시는 교우들은 틈틈이 교회에 들러 청소도 하고, 여러 가지 시설들도 손 보고, 함께 밥도 자주 먹는다.


교우들 간에 서로 생각과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툼이 있을 때가 있다. 때로는 그 이유로 교회를 떠나기도 한다. 그런데 장례가 나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함께 슬퍼하고 위로하며 내 일처럼 정성껏 장례에 함께한다. 목회를 하는 동안 다툼이나 서운한 마음에 교회를 멀리했다가 장례를 치르며 화해를 하고 다시 교회에 나오는 교우들을 많이 보았다.


어제는 주일을 보낸  하루 밖에 지나지 않은 월요일이었는데도 교우님  분이 교회에 오셨다. 여기저기 교회 안팎의  시설들을 살피고  봐야  곳을 찾아 금세 뚝딱 고쳐놓고 가셨다. 일을 하는 동안, 서로 농담도 주고받으며 큰소리로 웃기도 하고, 괜스레 짐짓 화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하는 , 마치 사이좋은 형제들 같아 보였다.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교회가 아니었으면 형제도 아닌   분이 월요일,  시간에 어디서 만나 저토록 행복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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