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남편이 주일예배를 드릴 때 다른 사모님들은 어떤 마음이 드는지 궁금하다. 사모들 모임에서도 이런 얘기를 서로 나눠 본 일이 없다. 남편이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라고 말했던 후배사모 말고는.
예배를 마치고 목회자가 홀로 마무리 예식을 행하는 모습을 교우들이 바라보는 시간이 있다. 예배드릴 때 사용했던 집기들을 닦고 정리해서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때다. 이미 성가대의 연주도 끝났고, 오르간 반주자의 연주소리만 고요히 흐른다. 교우들이 자연스럽게 목회자를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다.
얼마 전, 그 시간에 남편의 미세한 실수를 알아챘다. 그날 저녁,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당신, 오늘 예배 마치고 마지막… 할 때… 여기까지만 듣고도 남편은 “봤구나, 당신!”이라고 말하면서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금세 알아챘다. 스스로도 마음에 걸렸었나 보다. 꼬투리 잡아 잔소리 좀 하려고 했는데, 순순히 실수를 인정하는 바람에 하려던 말을 그만두었다.
이 말을 하려고 했었다.
“당신은 이제 예배 때 아무리 작은 것도 실수하면 절대 안 돼. 평생 같은 일을 삼십 년 넘게 반복했는데 이제는 눈감고도 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