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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사모 Oct 22. 2024

내 사모패션의 실체는

가끔씩 친구들을 만날 때면 듣는 소리가 있다. “넌, 멀리서 봐도 딱 사모다!”

우중충한 색깔과 보수적인 모양새의 내 옷들을 그녀들은 '사모패션'이라고 말한다. 옷장문을 열고 도대체 내 사모패션의 실체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나도 놀랐다. 검은색, 회색, 감색 계통의 옷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내가 웬일로 이렇게 엄마말을 잘 들었던 거지?’


엄마는 내가 처음 사모가 되었을 , “옷을 새로  때는 무조건 검은색, 회색, 감색 옷부터 사라 했다. 그러면 장례식  때도 입을  있고, 어지간한 데는  체면 차려입고   있다라고 하면서.


철없던 나는 바로 엄마에게 볼멘소리로 물었다. “왜 만날 우중충한 색깔 옷만 입으라는 거야?”


이제는 돌아가셨을 때의 엄마 나이보다도 내가 나이가 많다 보니, 엄마의 그 말이 무슨 뜻에서 했던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모라고 해도 아직 철없고, 물색없는 딸이 교우들의 애경사에 본 데 없는 옷차림으로 나설까 봐 그러셨을 테다.


어제 남편은 스스로 옷정리를 했다. 여름, 가을 옷을 들여놓고 겨울옷을 꺼냈다. 그러다 나 들으라는 듯 한소리 했다. "내 옷들은 어두컴컴한 색이 많아도 너무 많아!"


못 들은 채 속으로 말했다. "내 탓하지 말고 장모님께 물어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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