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니 나름 훈육을 한다. 쌍둥이가 7살이 되면서 말을 잘하게 돼서 더 강조한 것은 아래다.
1. 때리지 않기(폭력 NO)
2. 소리 지르지 않기(상냥하게 말하기)
3. 무시하지 않기(말하면 대답하기)
4. 싫으면 싫다고 말하기
결론적으로 폭력을 쓰지 말고 말로 하기이다. 7세 후반이 되면서 좀 말로 하는 것 같다. 그래서 회고해 보며 상황을 적어보았다.
1. 6살, 7살 초
"야!"
"흥"
"퍽."
"으앙!"
이런 느낌이었다면.
2. 7살 중후반
둘찌: 하지 마!
셋찌: 나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
둘찌: 짜증 내지 마!
셋찌: 툭
둘찌: 퍽!
셋찌: (후다닥)
둘찌: 퍽!
아빠: 멈춰!!!!!!
더 나아진 것 같은가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말에 가시가 돋아 있지만 그래도 소리 지르고 손이 바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대화를 한 다음에 폭력(or 고함)이 이루어진 것이 많이 나아진 거라 믿어본다. 물론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늘었다. 수치로 표시할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데 쌍둥이가 싸울 때 오빠가 끼면 가관이다. 보면 내가 저렇게 하는구나 싶기도 해서 깜짝 놀란다.
3. 오빠 함께
둘찌: 같이 하자!
셋찌: 싫어 혼자 할 거야.
둘찌: (살짝 언성이 높아지며) 왜 같이 안 해!
셋찌: (기분 나쁘게) 내 맘이야.
첫찌: (단호한 말투) 이쁘게 말해.
셋찌: (고개를 돌리며) 흥.
첫찌: (입술을 앙 물고) 말하면 대답해!
둘찌: (아예 고개 돌리고)...
셋찌: (입 내밀고 오빠 노려보며)...
첫찌: 아빠~ 애들이 내 말 안 들어~
아빠: 하~ 그래 무슨 일이야?
이 아들내미는 갈수록 아빠 엄마가 하는 말투를 따라 한다.
아들이 동생 혼내는 걸 들을 때면 말을 조심해서 해야겠구나 생각한다.
조금은 나아진 것으로 훈훈하게 마무리하고 싶었으나, 퇴고 전에 첫찌와 셋찌가 대판 싸우셨다. 한동안 첫찌와의 싸움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듯 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서 좌절하기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쏟아부은 말들이 아까워, 다시 머리를 굴려보았다. 기억력이 나쁘지만 대판 싸운 것은 정말 오랜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엄청 마음에 드는 답은 아니지만, 조금은 위안이 된다.
재우기 전 언제 싸웠냐는 듯이 서로 하하 거리며, 다정하게 잘 자라고 인사하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기본적으로 서로를 미워하지 않음에 감사하다. '쓸데없이 심각했나?'라는 생각도 든다. 싸우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싸웠다고 원수 되지 않고, 서로 화해하고 다시 서로를 좋아하니, 그거에 만족해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