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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Oct 07. 2022

7세, 10세 훈육 가능한 걸까?



훈육 (訓育)  
[명사] 품성이나 도덕 따위를 가르쳐 기름. (네이버 어학사전)


아이들을 키우니 나름 훈육을 한다.  쌍둥이가 7살이 되면서 말을 잘하게 돼서 더 강조한 것은 아래다.


1. 때리지 않기(폭력 NO)

2. 소리 지르지 않기(상냥하게 말하기)

3. 무시하지 않기(말하면 대답하기)

4. 싫으면 싫다고 말하기


결론적으로 폭력을 쓰지 말고 말로 하기이다. 7세 후반이 되면서 좀 말로 하는 것 같다. 그래서 회고해 보며 상황을 적어보았다.


1. 6살, 7살 초

"야!"

"흥"

"퍽."

"으앙!"


이런 느낌이었다면.


2. 7살 중후반

둘찌: 하지 마!

셋찌: 나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

둘찌: 짜증 내지 마!

셋찌: 툭

둘찌: 퍽!

셋찌: (후다닥)

둘찌: 퍽!

아빠: 멈춰!!!!!!


 더 나아진 것 같은가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말에 가시가 돋아 있지만 그래도 소리 지르고 손이 바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대화를 한 다음에 폭력(or 고함)이 이루어진 것이 많이 나아진 거라 믿어본다. 물론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늘었다. 수치로 표시할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데 쌍둥이가 싸울 때 오빠가 끼면 가관이다.  보면 내가 저렇게 하는구나 싶기도 해서 깜짝 놀란다.


3. 오빠 함께

둘찌: 같이 하자!

셋찌: 싫어 혼자 할 거야.

둘찌: (살짝 언성이 높아지며) 왜 같이 안 해!

셋찌: (기분 나쁘게) 내 맘이야.

첫찌: (단호한 말투) 이쁘게 말해.

셋찌: (고개를 돌리며) 흥.

첫찌: (입술을 앙 물고) 말하면 대답해!

둘찌: (아예 고개 돌리고)...

셋찌: (입 내밀고 오빠 노려보며)...

첫찌: 아빠~ 애들이 내 말 안 들어~

아빠: 하~ 그래 무슨 일이야?


이 아들내미는 갈수록 아빠 엄마가 하는 말투를 따라 한다. 

아들이 동생 혼내는 걸 들을 때면 말을 조심해서 해야겠구나 생각한다. 





 조금은 나아진 것으로 훈훈하게 마무리하고 싶었으나, 퇴고 전에 첫찌와 셋찌가 대판 싸우셨다. 한동안 첫찌와의 싸움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듯 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서 좌절하기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쏟아부은 말들이 아까워, 다시 머리를 굴려보았다. 기억력이 나쁘지만 대판 싸운 것은 정말 오랜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엄청 마음에 드는 답은 아니지만, 조금은 위안이 된다.


재우기 전 언제 싸웠냐는 듯이 서로 하하 거리며, 다정하게 잘 자라고 인사하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기본적으로 서로를 미워하지 않음에 감사하다. '쓸데없이 심각했나?'라는 생각도 든다. 싸우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싸웠다고 원수 되지 않고, 서로 화해하고 다시 서로를 좋아하니, 그거에 만족해야지 싶다.



"애들아, 싸워도 서로를 아껴주는 삼 남매가 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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