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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Oct 03. 2022

비가 오는 공휴일

공황장애의 적 : 비

"툭 투둑"

비가 온다.


"아빠 오늘 뭐해?"

밤새 오던 비가 아직도 온다.


"히히"

오늘도 배경음이 깔린다.


"아빠 언제 일어나?"

아침 먹을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보글보글. 치~"

다행히 아내가 아침 준비하나 보다 더 잘 수 있겠다.



아침을 먹고 뭐할지 아내와 고민한다. 비가 오면 정말 난감하다. 

이 동네는 밖에서 뛰어노는 게 최고다. 

우비에 장화 신기고 나갈까도 싶지만... 진흙탕에서 뛰고 나면 아주 그냥 뒤처리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일단 우리 동네 떠돌이 강아지가 동물농장에 나왔다고 하여 그걸 보여주며 한 시간을 벌었다. 근처 xx스타필드 갈까? 아님 ㅇ마트를 갈까 고민하며, 새로운 갈만한 곳을 검색해 보았다. 비 오는 날은 실내는 어디 가든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정신 건강을 위해 집에서 뒹굴어 보기로 하였다.



"간식 없어?"

"점심 먹을 거야~"

TV 시청이 끝나기 무섭게 간식을 찾으신다. 점심은 가볍게 빵으로 때우고, 본격 오후 놀기를 시작하였다.


1. 보드게임 시작

스머프 : 아내승

도블 :아내승

할리갈리  : 아내승

뱀카드게임 : 첫찌승

합계: 아내 3관왕, 첫찌 1관왕


"으앙~~~~~~~~~"

결국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셋찌의 울음으로 보드게임 끝.


2. 건강을 위해 핑크퐁 체조 x5

(5명이라 운동 동영상도 5개를 해야 한다.)

 "헉헉.."


3. 그림 그리기 타임!

대표로 둘찌 그림만

"헉헉헉..."

'시계가 고장 났나? 아직 3시 반이라니!'

다시 TV 1시간을 보여드리며 쉬었다.



 하루 종일 비가 와서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 했었다. 셋찌가 운 것 외에는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기에 저녁쯤엔 안심하고 있었다.

 너무 안심한 탓일까 저녁쯤에 구역감과 비현실감이 시작되었다. 밥을 먹으려다 구역감으로 방에 누워있다가 나중에 식사를 하게 되었다. 다행히 오랜 시간 증상이 계속되지 않아 20~30분 정도 만에 회복 될 수 있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여러 가지 증상이 2~3시간, 반나절, 한나절 갔던 것이 많이 나아졌다. 여전히 증상이 찾아올 때마다 좌절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오랜만에 온 강한 증상임에도 빨리 회복이 된 오늘이 기특하기도 하다. 지진의 여진처럼 추가 증상도 없이 이겨내고 좌절감도 금방 털어 내었다.

공황장애와 대화가 필요한 것 같지만 오늘은 고생했으니, 다음에 이야기해봐야겠다. 

 

 '토닥토닥'

ㅇㅇ아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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