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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Nov 02. 2022

포켓몬에 빠져버린 삼남매

어디까지 허용해야 되는 것일까

첫찌,둘찌,셋찌 다 포켓몬을 좋아한다.

그중에 첫찌는 포켓몬을 엄청 좋아한다.


처음 애니메이션을 볼 때만 해도

나도 어릴 적 보았던 애니메이션을 아이들도 본다는 것이 신기했고 나름 공감이 되었다.

주인공(지우와 피카츄)은 나이를 먹지 않고

변함없이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나오는 포켓몬의 종류를 보니 이건 공룡보다 더 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이렇게 훈훈하게 애니메이션만 즐기면 좋으련만...

애니메이션은 포켓몬 회사의 미끼에 불과했다.


시작은 첫찌가 학교서 친구들에게 카드를 얻어 오기 시작했다.

카드를 더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눈에 보였다.

친구들에게 포켓몬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보였다.

친구에게 얻는 것은 한계가 있는지 사고 싶어 했다.  

구매하고 싶어도 구매할 수 없는 포켓몬 카드.

카드를 못 사니 대신 첫찌는 손수 만들기 시작하였다.

저런 카드를 100개 넘게 만들었다.


어느 날 첫찌는 신이 나서 집에 들어왔다.

"아빠! 지금 XX마트에 포켓몬 카드 있어! 그래서 사 왔어!"

"얼마나?"

카드가 참 비싸다 싶었지만 한 번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넘어갔다.

포켓몬 카드는 인기가 시들해졌는지 한 번 더 사 오는 것을 보았다.

너무 낭비 같아서 사 오는 것을 말리고,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게 하였다.

약간의 설득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다행히 수긍하였다.






여기서 끝나면 좋으련만 포켓몬 관련 상품들은 끝이 없었다.

띠부띠부실에 눈을 뜨더니

포켓몬빵을 원했다.

포켓몬빵도 역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엄마 아빠가 사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첫찌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어느 날 친구에게 5천 원을 빌려서 포켓몬빵을 3개나 구입해 왔다.

평소에 구할 수 없는 빵이 그날따라 눈앞에 보여서

사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행동까지 이어졌다고..


정작 사온 빵은 맛없다 남기고서는 띠부실에만 집착하는 첫찌를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기사로만 봤던 포켓몬 이야기들이 우리 집에서도 일어나는구나 싶었다.


첫찌와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고,

다행히 아이는 자신에 행동에 대해 반성했다.

이후로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포켓몬의 사랑은 끝이 없었다^^;;

띠부띠부실도 직접 만든 것도 많은데 찾아서 찍으려니 안 보인다.





사실 포켓몬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한 건 아래 사건 때문인데.. 서론이 매우 길어졌다.


첫찌와 셋찌가 포켓몬 띠부띠부씰과 포켓몬 디스크를 가지고 교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잘 안 풀리는 듯

둘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아서 앉혀 놓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통 첫찌가 바꾸길 원하는 경우가 많아서

당연히 첫찌가 교환하자고 한 줄 알았다.


셋찌가 띠부띠부 실이 필요 없다고 첫찌에게 말을 하니, 첫찌는 그럼 자기 달라고 했단다.

그냥 주기 아까웠던 셋찌는

첫찌가 가지고있는 다른 것과 교환하자고 한 것이다.


일단 둘찌를 막 씻긴 후 머리를 말려주중이기도하고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조금 있다가 이야기하자고 했다.

 

둘찌의 머리를 말리면서

'나는 왜 이 상황이 불편할까?'

생각을 해 보았다.


이런 상황이 처음은 아니어서 더 고민이 되었다.  

아이들이 자본주의에 빠져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좀 너무 간 것 같기는 하다.)

포켓몬 카드, 띠부띠부 실 대부분은

친구 등 누군가로부터 받은 것인데,

우리아이들도 대가없이 기분좋게 주기를 바랬다.

그런데 교환하는 것이 좋게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가족인데 개인적으로 너무 계산적이게 느껴졌다.


둘찌 머리를 다 말리고,

다 같이 앉혀놓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왼쪽: 게임에서 얻은 디스크,  오른쪽: 만든 디스크






나: 가지고 있는 것을 교환하기보다는

    필요 없는 게 있으면 그냥 나누어 줬으면 좋겠어

    너네들도 그것들 대부분 누가 준 것이잖아. 이해했어?

셋찌: 아니.

둘찌: 나 교환할 거 없는데? 띠부띠부 실없어

나: 그 말이 아니라 포켓몬 카드 띠부띠부실 말고도..

셋찌: 아빠 나 머리 묶어줘.

나: 기다려.

둘찌: 나 교환할 거 없는데.

나: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설명 후)... 이해했어?

셋찌: 머리 묶어줘.

나:(머리 묶어줬다.)

둘찌, 셋찌: 모르겠어.

첫찌: 아빠, 애들 금붕어야. 3초밖에 기억 못 해.

나: 암튼 원만하면 교환하지 말고 나눠주라고..

둘찌,셋찌: 히히


첫찌는 알아들은 것 같다.

둘찌,셋찌도 아빠의 마음만은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이제 포켓몬 상품에 대해서 다 알고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키링이라는 것을..

키링 키링 거리길래 뭔가 했더니, 열쇠고리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포켓몬 가지고 이야기하면 끝이 없긴 하다.

다만 우리 아이들이 이런 장난감으로 서로의 의가 상하지 않고,

개인의 기분이 좌지우지되지 않길 바란다.


포켓몬 교환을 보며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딱 잘라 옳고 그름을 말하기 어려움을 느낀다.

아이들의 질문의 난이도가 올라감도 느낀다.


때로는 애들의 행동에 간섭할 때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  

너무 과하게 간섭하는 건가? 요즘 흔히 말하는 가스라이팅을 하려는 건 아닌가?



우리 아이들이 자본주의에 휩쓸리지 않기를...

완벽할 수는 없지만 내 사랑이 거짓되지 않기를...

우리 가족이 서로 아껴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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