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새벽 들판을 걷는다
슬픔으로 일그러진 내 표정도
밤새 흘린 내 눈물 자국도
바람이 몰래 두고 간 나뭇잎의 흙먼지도
비가 놀다간 질척이는 흙길도
마법에 갇힌 환상의 풍경화로 걸어온다
지독한 슬픔과 추악한 흔적들
모조리 덮어주고 품어주는
새벽안개 그 환상의 세계에
영원히 갇히고 싶다
안개 자욱한 새벽 바닷가를 걷는다
바다를 날으는 철새들의 아우성도
정박한 늙은 배들의 소곤거림도
파도의 경쾌한 연주에 목청껏 부르는
몽돌들의 합창도 마법에 갇힌
한 폭의 수채화로 안겨온다
패악의 고성과 울음소리 차단하고
청량함과 싱그러운 소리
오직 그 소리만 펄떡이는
새벽안개 그 환상의 나라에
영원히 갇히고 싶다
사진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