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세요.
우리는 자신의 이름에 집착한다. 집, 자동차, 부동산, 모든 것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려고 한다. 그렇게 노력해서 자신의 이름을 붙인다.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받은 기분이다. 모든 것을 손에 넣은 행복감이 느껴진다. 곧 더 좋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것과 비교를 한다. 더 좋아 보이는 것이 있으면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 소유해야 한다. 누군가 나의 것을 뺏어 갈지 걱정한다. 지위, 관계, 관심, 기회, 가능성. 인생은 계속 나의 이름을 붙여나가고 지키는 과정이다.
● 왜곡된 소유욕은 불행을 낳는다.
현대인은 소유욕은 SNS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게 그렇게 좋다고? 당장 사야지” “저 사람보다 내가 더 이쁜데, 왜 내 팔로워는 적지?,” “월 천만 원?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해봐서 알아.”, “저 사람이 내 팔로워를 다 가져갔어.” 같은 말과 생각을 한다. 당장 물건이 필요하게 느껴진다. 나의 가치를 팔로워로 평가한다. 타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경쟁자로 느껴진다. 타인과의 연결이 목적인 SNS가 사람들의 욕구를 부추기고, 왜곡시키는 것으로 전락했다.
광고는 사람들의 욕구를 부추기는 데 특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헬스 보조제 광고는 자신들의 제품을 구매하면 멋진 몸매를 가질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한다. 항상 멋지고 이쁜 모델들이 나와 제품이 얼마나 효과가 얼마나 좋은지 강조한다. 헬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필수품인 것처럼 보인다. 그 제품이 우리에게 만족감을 가져다줄 특별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가 하고 생각할 때, “이 페이지를 벗어나면 구매할 수 없다.”라며 소유 욕구를 부추긴다. 구매하도록 만든다. 당장 소비자는 만족감을 얻지만, 창고에는 반쯤 먹은 보조제 컬렉션이 추가될 뿐이다.
팔로워라는 기능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관심, 존중, 사랑이라는 것을, 자기 계정 옆에 숫자로 보여준다. 1만, 2만, 10만. 팔로워의 수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달라진다. 사람들은 팔로워가 그 사람의 절대적인 가치가 되었다. 팔로워 수가 많은 사람은 삶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사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을 따라 하고, 추종한다. 추천하는 것은 묻지도 않고 산다. 혹은 열등감에 그들을 비난하고 질투한다. 과거는 어떻고, 어딜 고쳤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 밝혀낸다. 탐정이 된다. 그래야 타인의 관심을 자신이 소유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소유에 대한 욕구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오직 소유만이 자신의 날뛰는 본능을 잠재울 수 있다. 눈앞에서 치워버리거나 가져야 만족한다. 그러나 그럴 수 없을 때, 멘탈이 약해진다. 19 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인 찰스 보들레르는 인간의 소유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생은 병원, 환자들은 저마다 침대를 바꾸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어떤 사람은 기왕이면 난로 옆에서 신음하기를 바라고, 어떤 사람은 창가 자리로 가면 나으리라 여긴다.” 병원에서 많은 것을 가져도 결국 병원 안이다. 침구를 바꾸던, 자리를 바꾸던 잠시만 만족할 수 있을 뿐이다.
● 소유에 집착하면 행복하지 못하다.
모든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유’ 병원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증상을 호소 한다.
불행 : 왜곡된 소유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겪는 증상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좋은 것을 가지려고 한다. 만족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감사함을 느끼지 못한다. 더 나아가 현재가 불행하게 느껴진다.
과소비 : 구매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는 느낌을 받고, 위로받는다. 소비를 위해서 자신이 열심히 일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일시적인 행복감을 느끼나. 곧 없어진다. 다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 소비한다. 쇼핑, 소비에 중독된다. 절제를 할 수 없다.
스트레스 : 자신의 소유물을 지키고, 더 늘리기 위해 스트레스 받는다. 예를 들어, 타인이 자신의 것을 훔쳐 간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자신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느낀다. SNS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리고 항상 염탐하며 불안해한다.
왜곡된 자기 인식 : 소유에 집착하는 사람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왜곡된 자기 인식을 쌓는다. ‘소유’를 성공의 기준으로 생각하거나 숭배한다. 그것을 가지지 못한 자신은 무가치하고 한심하게 느껴진다. 자신을 부정적으로 느끼고, 사랑하지 않는다.
외로움 : 인간관계도 소유하려고 한다. 타인을 통제하고, 집착한다. 상대방이 자신 말고 타인에게 관심을 주는 것에 신경이 쓰인다. 결국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다.
소유에 집착하면 다른 의미 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게 된다. 사람이 보이지 않고, 입고, 차고 있는 물건들이 보인다. 인간관계에서 득과 실을 따지며 계산적으로 행동한다. 휴양지에서는 바가지를 씌운다며 불평, 불만을 한다. 휴가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풍경이 들어오지도 않는다. 모든 것이 돈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경험도 그저 돈이 드는 비싼 활동이 된다.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소유하고, 돈이 많으면 사람은 행복할까?
길로비치 교수는 돈과 소비가 행복과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는지 실험하였다. 그는 우리가 돈을 쓰는 방식을 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첫째는 물질 구매이다, 물건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소비이다. 다시 말해, 카펫, 의류, 가전제품 등을 구매하는 행위이다. 둘째는 경험 구매이다. 경험 구매는 돈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행위이다. 해외여행이 될 수도 있고, 작게는 친구와 회전목마를 타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박사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물질과 경험 둘 중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하였다. 경험을 선택한 실험 참가자들이 행복한 기억을 더 많이, 자주 떠올렸으며, 긍정적인 감정도 같이 느꼈다. 18)
경험은 소유와는 다르다. 득과 실을 따지면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경험은 돈으로 환산 불가능한 값진 기억을 준다. 비싼 명품과 여행을 비교하며, 명품을 산다면, 잠깐은 타인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더 높은 등급의 삶을 산다고 믿게 된다. 그러나 일시적인 만족감만 줄 뿐이다. 대신 경험을 구매하면 잊히지 않는 값비싼 기억을 얻게 된다.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다. 물건이 쌓이면 썩어 골동품이 되지만, 경험이 쌓이면 ‘내’ 가 된다. 진짜 행복은 경험에서 온다.
● 특별한 것을 소유해야 행복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삶은 목적이 있다고 보았다. 정적인 것이 아닌, 무엇인가를 항상 욕망하고, 추구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목표는 행복이라고 하였다. 그는 행복을 최고의 선이자 인간 행동의 종착지라고 하였다. 멋진 자동차에 유혹당해 차를 바꾸기로 마음을 먹는다. 식비를 아끼고, 저축하고, 대출을 받아 차를 사면 엄청난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 이후는 어떤가? 대출, 이자, 유지비 등 감당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짧은 행복을 위해 많은 가능성을 포기해야 한다. 물건 소유는 도구일 뿐이다. 절대 우리의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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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은, 부유함의 진정한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값비싼 레스토랑, 비싼 위스키, 자동차, 많은 부유한 사람들이 이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것을 소유한다고 해서, 젊어지고, 육체적으로 강해지고, 인간관계가 좋아지고, 배려심이 생겼을까? 우리는 오직 소유가, 인간 삶의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착각하고 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통장 잔고, 주식 계좌만큼 근본적으로 부유하지 않다. 우리는 소유가 인간의 유일한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경험이 주는 가치에 투자하자.
경험을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면, 다음을 고려해 보자.
나에게 얼마나 와 닿는가? 경험한 후, 내가 어떤 이야기를 가족들, 친구들에 할 수 있을까? 경험이 주는 특별한 가치는 무엇인가? 경험이 어떤 감정을 줄 것인가? 누구와 함께 경험할 수 있을까? 자주 할 수 있는 경험인가?
진짜 필요한 것인가 생각해 보자.
우월감, 비교, 혹은 충동적인 감정으로 구매하는 것은 아닌지 질문해 봐야 한다. 정녕 사야겠으면, 3일 후 구매하도록 한다. 구매 전까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구매 후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을 적어본다.
잠시 걸음걸이를 늦추고 주변을 보자.
목적을 충족해야 만족감을 느끼고 안정을 느낀다면, 많은 행복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잠시 아무것도 계획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본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웃는 소리, 시장 상인들의 활기찬 모습, 아침 햇살이 걸린 나무, 그리고 자연을 그냥 마음 편하게 즐겨보자. 그러면 알게 된다.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는지. 작은, 소소한 감동들이 전해지기 시작한다. 작은 행복을 찾는 연습을 하자.
함께하자.
어떠한 물건도, 인간관계가 주는 행복감과 비교할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져도, 혼자라고 생각해 보자. 우월감도, 행복감도, 의미도 찾을 수 없다. 인간은 생존과 번식의 본능이 있다. 가장 본질적인 행복은, 결국 인간관계에서 찾아야 한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경험에서 오는 만족감은, 부부싸움을 한 후 스포츠카에서 만날 사람 없이 앉아 있는 것보다 100배 좋다.
다시, 사람들은 자신의 것을 가지려고 한다. 소유만이 행복을 보장해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다 내가 좋은 것을 가지면, 다른 사람은 더 좋은 것을 들고 나타난다. 핸드백, 자동차. 시계, 반지. 어떤 것을 소유해도 결국 만족은 금방 사라지고 만다. 소유라는 정상에 도달하고 나서,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하산할 때,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 인다. 그러나 경험이라는 정상은 다르다. 올라갈 때도, 내려갈 때도 즐겁다. 그리고 오직 나만의 경험이 된다. 누구도 나와 똑같은 경험을 소유할 수 없다. 진짜 부유해지는 방법은, 오직 나만의 것을 가지는 것이다.
18) Gilovich, T., Kumar, A., & Jampol, L. (2015). A wonderful life: Experiential consumption and the pursuit of happiness.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25(1), 152-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