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의 ‘싸구려 커피’
매일 아침,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나서 꼭 한 잔의 커피를 마셔야 한다.
카페인의 수혈을 받아야만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힘이 생긴다. 단돈 2,000원이면 아침의 기분이 좋아지는 작은 위안이 된다.
오늘은 아이들과 시골로 내려가는 길이다.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바로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 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이 노래가 흘러나오자, 아들이 묻는다.
“엄마, 싸구려가 무슨 뜻이에요?”
잠시 생각하다가,
“글쎄? 무슨 뜻일까? 한 번 맞춰봐!”라고 대답한다.
아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거?”라고, 딸은 “옛날에 유통기한 지난 썩은 거?”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싸구려’라는 단어는 유통기한이 지난, 썩은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나 보다. 그 순간,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들의 순수한 상상력에 새삼 놀란다.
하지만 엄마들에게 '싸구려 커피'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때로는 저렴한 커피 한 잔이지만, 그 한 잔의 커피가 주는 작은 여유와 위로가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이 노래의 가사는 비록 힘든 현실을 묘사하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작은 즐거움을 찾고, 그 작은 기쁨으로 하루를 견디며 살아간다.
아이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엄마들에게는 그 싸구려 커피 한 잔이 어쩌면 삶의 작은 사치이자 소중한 휴식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싸구려일지 몰라도, 엄마들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작지만 큰 힘이 된다. 그래서 매일 아침, 그 한 잔의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며, 우리는 또다시 힘을 내서 아이들을 키우고, 가족을 돌보는 일상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