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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연 Oct 13. 2023

오므리다

                     - 하현

속옷에 묻은

분홍 피 두 방울 


중대한 업무를 수행하고 영 떠나는 인사 같아

안녕!이라고 읽는다 


이 비릿한 배앓이를 끝내 잊을 수 있을까 


마음에 드는 병을 골라

앓고 싶은 계절이다  


詩!

밥이 똥이 될 때까지 베개에 부합해서 촉진처럼 스민 이야기들


너무 늦게 솟구쳐 멈춰버린 꿈

다시 시를 쓸 수 있을까 


개의 머리를 쓰다듬듯

무릎을 모아 

얼굴을 묻는다


내내 어여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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