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cet 보고서가 알려주는 예방 전략 14가지
친구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부모님 편찮으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치매 초기 증세를 보인다거나 파킨슨 증후군, 체력이 떨어져 결핵도 걸리신다는(우리나라 결핵이 거의 없어졌지만 60대 이후 체력이 약화되면서 다시 잠재되어 있는 결핵군이 나오기도 한다는 사실을 새로 알았다) 이야기 들이다. 그러다가 우리도 걱정이다, 불안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 중 가장 걱정스러운 주제 중 하나가 치매다. 나도 가끔 휴대폰을 어디 뒀는지 잊어버리거나 익숙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당황할 때마다 ‘혹시 나도 치매의 전조 증상인 경도인지장애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스치곤 한다. 그러면서 ‘이 정도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일까, 아니면 미리 신경 써야 한다는 신호일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최근 연구에서 치매의 45% 정도는 예방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은 The Lancet Commission에서 발표한 2024년 보고서를 중심으로 그 내용을 다뤄보고자 한다.
치매, 예방할 수 있을까? The Lancet Commission 2024 보고서
The Lancet Commission on 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치매 예방과 개입, 관리에 대한 란셋 위원회)는 세계적인 의학 저널 The Lancet이 주도하는 연구 그룹으로 2017년, 2020년 그리고 2024년에 걸쳐 치매 예방 및 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2024년 최신 보고서에서는 2020년 보고서에서 제시된 12가지 치매의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modifiable risk factors)에 2가지 새로운 위험 요인(시력 손실, 높은 LDL 콜레스테롤)을 추가하여 총 14가지 위험 요인을 제시했다. 이 요인들은 말 그대로 수정 가능한(modifiable) 위험 요인으로 (연구진에 따르면) 생애 전반에 걸쳐 이 요인들을 잘 조절하면 치매의 45%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유년기, 중년기(40~65세), 노년기(65세 이상)에 특히 영향을 미치는 14가지 위험 요인은 아래와 같다.
✅ 유년기
- 낮은 교육 수준(lower education)
✅ 중년기
- 청력 상실(hearing loss)
- 높은 LDL 콜레스테롤(high LDL cholesterol)*
- 우울증(depression)
- 두부 손상(traumatic brain injury)
- 신체활동 부족(physical inactivity)
- 당뇨병(diabetes)
- 흡연(smoking)
- 고혈압(hypertension)
- 비만(obesity)
- 과도한 음주(excessive alcohol)
✅ 노년기
-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
- 대기오염(air pollution)
- 시력 손실(visual loss)*
* 2024년 보고서에 새로 추가된 위험 인자
치매 예방을 위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조치
Lancet commission 2024 보고서에서 제시한 위험 요인은 반대로 잘 관리하면 효과적으로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4가지 위험 요소에 걸쳐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치매 예방 조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배움을 지속해야 뇌도 활발하게 움직인다. 평생학습을 통해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좋다
(2) 난청을 방치하면 뇌 활동도 줄어든다. 청력이 떨어지면 주변과의 교류도 줄어들고 뇌도 자극을 덜 받게 된다. 필요하면 보청기 사용을 적극 고려하는 것이 좋다
(3) 혈관이 막히면 뇌도 위험하다.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 지방산(올리브유나 견과류 등)을 섭취하며 정기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자
(4) 우울감이 계속되면 인지 기능도 떨어진다. 마음의 건강은 곧 뇌의 건강이라 생각하고 가벼운 산책이나 사람들과의 대화,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정신 건강을 챙기자
(5)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자. 낙상이나 충격으로 인한 뇌 손상은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며 헬멧 착용 등의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6) 운동 부족은 뇌를 둔하게 만든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뇌도 점점 활력을 잃는다. 매일 30분 이상 걷거나 가벼운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7) 당뇨도 치매에 영향을 미친다. 혈당이 높으면 뇌세포에 나쁜 영향을 준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으로 당뇨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8) 흡연은 뇌 혈류를 방해하고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한다. 지금 금연을 시작하는 것이 치매 예방의 중요한 첫걸음이다
(9)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은 뇌로 가는 혈류를 방해해 치매 위험을 높인다. 정기적으로 혈압을 관리하고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자
(10) 적정 체중 유지가 필요하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11) 과음은 뇌 건강을 해친다. 술을 즐기더라도 적당한 양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음주는 뇌손상에 직결된다
(12)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부족하면 뇌 활동도 감소한다. 친구를 만나거나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3) 공기의 질도 중요하다. 대기 오염이 심한 곳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면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내 공기 정화를 신경 쓰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등 주의하자
(14) 잘 보이지 않으면 세상도 좁아진다. 시력이 나빠지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줄어들고 뇌 자극이 부족해 인지 기능이 저하도리 위험이 커진다. 정기적으로 시력 검사를 받고 시력 관리에 신경 쓰자
2024 보고서를 통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다
✅ 치매 예방은 가능하다! 치매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습관을 잘 조절하면 최대 45%까지 예방할 수 있다
✅ 치매 위험 요인은 생애 전반에 걸쳐 존재한다! 뇌 건강을 위한 "예방 습관"을 일찍(일찍일수록 좋음), 그리고 평생(오래일수록 좋음) 유지해야 한다
✅ 뇌 건강을 위해 장기적 학습과 운동, 식습관, 사회적 활동 등 복합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공중보건 차원에서 쳥력 및 시력 관리, 심혈관 건강 관리, 환경 보호, 평생 교육 확대 등의 적극적인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
결국, 치매 예방은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치매 예방은 단순한 단기적인 노력이 아니라, 평생 지속적인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치매의 45%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희망적이지만 그만큼 일상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오늘부터 작은 실천이라도 시작해야겠다!
The Lancet Commission 2024 보고서(Dementia prevention, intervention, and care : 2024 report of the Lancet standing Commission)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4)01296-0/full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