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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을 충실히 살아내는 것

웰에이징에 대하여

by 호호아줌마

오늘은 웰에이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경험한다. 노안 때문에 글씨가 안 보인다거나, 탈모와 관절 통증, 수면 부족과 같은 것 등이다. 불편하지만 이런 변화들도 수용하려고 하면서 다시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건강과 함께 나이 들면서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라 할 수 있다. 즉 웰에이징을 고민하며 사는 날들이 많아진다.


웰에이징이란?


‘웰에이징(well-aging)’이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를 healthy aging(건강한 노화), successful aging(성공적 노화), productive aging(생산적 노화), active aging(활동적 노화) 등 다양한 표현으로 설명한다. 이 모든 용어는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의 적극적이고 건강한 삶의 태도를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사람들은 웰빙을, 나이 들면서는 웰에이징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웰에이징 개념에 웰빙이 포함되고 웰빙을 통해 웰에이징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이 둘을 굳이 나눌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웰에이징을 직역하면 ‘잘 나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잘’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우선 과거 마케팅 수단으로 자주 언급되던 항노화나 안티에이징과는 달리 웰에이징은 노화를 거스르기보다는 그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화의 생물학적 의미를 생각해 보면 더 잘 이해될 수 있다. 즉 젊은 쥐는 세포 증식이 활발해 독성인자에 쉽게 반응하여 빨리 죽는 반면 늙은 쥐는 증식에 둔해져 오히려 생존에 유리한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장수과학자인 박상철 교수는 그래서 노화를 죽음으로 가는 변화가 아닌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본다면 노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자세 자체가 웰에이징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질환의 효과적 관리도 포함


웰에이징은 단순히 오래 살아가는 것 이상으로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건강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는 만성질환의 효과적 관리부터 시작해 정신건강, 인지능력과 신체기능의 보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동시에 정신적인 측면에서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이유로 건강노화척도인 HAS(Healthy Aging Scale)는 만성질환과 정신건강, 인지기능, 신체기능, 통증, 사회적 지원과 삶의 질 등 7가지 영역을 측정하여 웰에이징의 정도를 측정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모든 요소가 적절히 잘 유지될 때 웰에이징이 실현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요구와 능력 간의 인식의 균형


또한 웰에이징은 ‘wellbeing while aging’ 즉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웰빙’으로도 정의될 수 있다. 이는 웰빙이 의미하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고 싶다는 요구와 그러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인식의 균형을 나이 들어가면서도 잘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결함이나 결손도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자원(또는 능력)이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성공적 노화’ 개념이 질병이나 장애가 전혀 없는 상태를 이상으로 보는 반면 웰에이징은 자연스러운 변화 속에서도 필요한 자원을 활용하여 적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삶의 질을 높여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모든 순간을 충실히 살아내는 것


사람마다 나이 들어가는 방식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모두가 아름답고 행복하게 나이 들기를 원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이를 위해 건강을 유지하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며 삶의 모든 면에서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겠다. 진정한 웰에이징은 젊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 듦의 소중함을 받아들이고 시간과 함께 성장하는 나의 모든 순간을 충실히 살아내는 것이다.


HAS(Healthy Aging Scale)는 아래 논문 참고.


Jasper, L. et al. (2017). Development of a healthy aging scorer in the population-based Rotterdam study: Evaluating aga and sex differences. JAMDA, 18(276e1~276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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