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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의글쓰기 Apr 28. 2022

8.부동산 상승장vs. 하락장 사람심리 행동

중개사무소 현장. 사람은 비슷하다.

부동산은 우리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관심이 높고, 민감한 사안 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폭등 후 급격히 침체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변덕스러운 시장에 적응하느라 참으로 혼란스럽습니다. 개업 공인중개사는 시장의 최전선에서 매일 시장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대응을 보고 있습니다. 제가 관찰해본 결과 사람들의 심리가 부동산 상승기와 하락기에는 이렇게 다릅니다.


부동산 시장 상승기가 시작되어 집값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부동산 가격을 살피고 매수 문의를 합니다. 매도자들은 호가를 올리기 시작하고 매수자들의 마음은 더 급해집니다. 서서히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상승이 시작됩니다. 매도자 포지션이 우위인 시장입니다. 매수자가 가격을 확인하고 집도 보고 계좌를 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매도자는 팔지 않겠다고 하고 잠수를 탑니다. 결국 매수자가 매도자가 부른 가격을 받아줍니다. 실거래 신고가가 한 단계 오릅니다. 매수세는 더욱 강해집니다. 이런 식으로 거래량이 터지면서 대세 상승에 들어서게 됩니다. 매도자는 “내가 집을 판 다음에 가격이 또 오르면 어떡하지?” 하고 생각합니다. 계약 후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손해’라고 받아들입니다. 상승기의 리스크는 매도자에게 더 있습니다.


 부동산 심리전이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SNS로 확대, 전개됩니다. ‘맘 카페’와 ‘부동산 커뮤니티’에 실시간으로 단지별 최고가가 공유됩니다. 소위 ‘신고가 펌프질’입니다.

-”XX동 OO 마을이 실거래가가 최고가 찍었습니다”

-“xx단지 최고가가 이 정도이니 oo단지는 그 이상 오릅니다!”

급기야, 잔금일에 매도자가 나타나지 않고 계약 파기했다는 소문이 퍼집니다. 2020년에서 2021년 전반까지의 우리의 부동산 시장 모습이었습니다.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반,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너무 짧은 시간에 급격히 올랐다는 공감대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돈줄을 막으니 겨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졌습니다. 비과세 요건으로 기존 주택 처분 기한 도래한 주택만 급매로 거래됩니다.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매수 수요가 가라앉고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이제는 물가까지 올라 실질소득도 줄어드는 상황, 매수에 신중해집니다. 팽팽한 보합세 내지는 일부 하락세가 보입니다. 하지만 살기 좋은 동네에 살고 싶은 수요, 갈아타기 수요는 아직 많습니다.


 침체기에 들어서면 사람들의 반응이 180도 바뀝니다. 서서히 매물이 많아지고 손님은 줄어듭니다. 매도인간의 가격 경쟁이 시작됩니다. 그래도 손님들의 문의가 없습니다. 이제는 매도인들이 먼저 부동산에 전화를 합니다. “요즘 분위기 어때요?” 하고 묻거나 부동산에 음료수를 들고 직접 찾아와서 상담을 하고 갑니다. 그동안 매수 문의를 하셨던 손님들께 전화를 돌립니다. “관심이 없습니다”  “더 떨어질 것 같아요”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그래도 좋은 조건으로 나온 집은 손님이 집을 보십니다. 하지만 “집 잘 봤습니다! 근데, 더 싼 집은 없나요?” 합니다. 거래가 안됩니다. 매물이 더 쌓입니다. 매수자는 “내가 집을 산 다음에 가격이 더 떨어지면 어떡하지?” 하고 생각합니다. 내가 상투 잡기는 싫습니다. 리스크는 매수자 쪽으로 옮겨갑니다.


 지역 ‘맘 카페’, ‘부동산 커뮤니티’에 급매 광고를 올립니다. 누군가 이를 보고 댓글을 답니다.

 “84 타입 x억 급매를 찾습니다. 매물 있으시면 쪽지 주세요”

 ‘x억 이면 최근 실거래가보다 거의 반값인데…’ 답글을 씁니다.

 “그 정도 가격은 외곽 쪽 아파트에 있고, oo동에는 급매 x억 있습니다”

“oo동 84 타입 실거래가 x억 조회됩니다. x.x억에 소개해 주시면 복비 잘 드리겠습니다”

“그건 증여입니다. x.x억은 전세가 정도입니다. 지금 나온 급매를 잡는 걸 권해드립니다^^”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로 급매물들 쏟아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대댓글이 진행됩니다. 일부러 보라고 댓글을 올립니다.


 상승기에는 실거래가 기존보다 한 단계 높은 가격이 ‘곧 거래가 될 만한’ 가격입니다. 반면 하락기에는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이 ‘집이라도 볼 만한’ 가격이 됩니다.


 사람들의 심리가 그렇습니다. 저도 30대 초반까지 집이 없었고, 그 당시 집이 있던 선배가 샘이 나서 “집값 떨어져라”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몇 해 지나서 처음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았습니다. 입주 후에는 부동산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섰습니다. 저는 부동산에 전화해서 “왜 집값이 오르지 않나요?” 하고 물었습니다. 사람은 다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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