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00억 땅부자!나는 하나도 부럽지가 않아~

100억대 땅부자를 만나다.

by 중년의글쓰기

100억대 땅부자를 만나고 왔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꼭지만 돌려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머니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도 땅을 계약했다고 하면서 계약서를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책상 위에는 그동안 사고팔았던 부동산 등기권리증이 쌓여있습니다.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구독자도 꽤 많습니다. 땅 투자 관련 책도 곧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를 처음으로 알게 된 계기도 유튜브였습니다. 그의 채널에는 내가 관심 있던 지역의 개발호재가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산가, 투자자로서 성공한 스토리에 반했습니다. 나는 그의 채널을 구독하고 댓글에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나의 멘토로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강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보고 싶었고 노하우를 듣고 싶었던 차에, 적지 않은 금액을 수강료로 이체했습니다. 한 달 강의를 하루 8시간 속성으로 매주 1회 진행한다고 합니다, 나 역시 많은 시간을 뺄 수가 없었기에 더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는 목숨 걸고 강의할 테니, 듣는 이들도 치열하게 강의를 들어달라고 했습니다.


드디어 교육 당일, 10여 명의 수강생이 모였습니다. 그는 점심시간과 짧은 휴식시간 외에는 쉴 새 없이 얘기를 했습니다. 오전 시간은 강의라기보다는 자신의 얘기였습니다. 과거 여러 분야에서 독하게 노력해서 탁월한 성과를 내었고 그때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기회를 잡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수강생들은 아직 땅의 가치를 보는 기준이 없어서, 좋은 땅을 봐도 이것이 싼 것인지 비싼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은 큰 땅을 시세보다 반값에 사고 단기간에 두배 이상 받고 팔았다고 합니다. 수강생들은 그런 땅을 받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본인이 진행 중인 좋은 땅이 있으니 투자하라고 권유합니다. 수익은 투자한 만큼 나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결국 투자자 모집이 목적이었습니다. 오전 내내 ‘나는 되고 여러분들은 안된다’는 식의 정신교육을 하더니만… 당황스러웠습니다. 토지 투자에 무슨 마법 같은 비법이 있다거나 8시간 안에 노하우를 다 배울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게 무언가 싶었습니다. 적어도 강의 답지는 않았습니다. 말은 많았지만, 결국 ‘너희는 좋은 매물을 받을 수 없으니 나에게 투자해라’ ‘더 간절한 분께 기회를 드리겠다’가 오늘 강의의 메시지였습니다.


물론, 영향력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물건과 손님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겁니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온 사람들에게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다른 수강생들과 얘기를 나누어 보니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멘토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그의 말들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열에 아홉은 다 올라서 팔았다’ 제일 믿음이 안 가는 말이 실패한 적이 없다는 얘기 아닐까? 몇 십억 대출을 실행했다면 매월 이자가 상당할 터인데…


혹시 ‘매주 수백만 원의 수강료를 받아서 이자를 내야 할 상황이 아닐까? 그리고 수강생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아서 땅을 사고, 기존 땅을 팔아서 대출 갚고 세금 내고 수익이 계속 생겨야 하는 시스템.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까?’


'만일 매입한 큰 땅이 제때 팔리지 않아 투자금이 묶이기라도 한다면, 자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럴 때 투자자는 무리수를 두게 되지 않을까? 믿어라 실패하지 않는다. 기회이니 들어와라 이런 말을 자꾸 하게 된다'


유명한 부동산 전문가들 중에는 특정 지역 부동산을 미리 사두고, 이어서 홍보글이나 홍보영상을 올려서 그 지역에 수요를 자극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내가 투자한 땅을 다음 사람이 진짜 두배로 사줄까? 예전처럼 사두면 그냥 오르던 시절은 가지 않았나?


투자가 수업을 통해 배워서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땅 보는 법을 알려주는 데 진심이 아니라 내게 투자를 하라고 설득하는 데 진심이었습니다. 가르침이 없었습니다. 8시간에 멘토링, 코칭이 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돈이 있는 사람은 우리와 함께 갑시다>였습니다. 그런데, 진심이 보이질 않습니다. 나의 마음이 움직이지를 않습니다. ‘투자자의 마음을 얻지 않고 돈만 있으면 함께 할 수 있을까?’


그의 말은 욕망을 건드립니다. ‘나도 그 처럼 부자가 되고 싶다. 돈 벌고 싶다’

그런데, 내 마음까지는 터치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대단합니다. 그런데 멘토는 아닌 거 같습니다. 역시 사람은 만나서 얘기해 보고 눈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에게 왠지 불안감이 보입니다.


<나는 사람 마음을 터치하는 글을 쓰고 말을 하는 이가 부럽다. 하지만 사람 욕망을 터치하는 말을 하는 이는 부럽지가 않았다. 그가 수억 원짜리 차를 타고 다녀도…>


그는 투자자의 마음도 멘티의 마음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를 통해서 배웁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그리 가볍지 않다는 것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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