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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는 너무나 다른 온도의 선물을 보냈는데도 당신은 아무런 반응이 없네요.
“잘 쓸게” 라니요..
선물과 함께 보낸 짧은 나의 글에도 물음표가 들어있는데 나의 글에 대한 대답은 하나도 한 것이 없이...
선물을 대한 짧은 인사만 있군요. 어느 누구에게 해도 되는 평범한 답. 참 성의도 없고, 형식적으로 보내온 답에 그동안의 믿음이 사라집니다.
진실된 눈빛도, 약속도, 다짐도 모두 나를 , 당신 자신을 기만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당신을 놓기가 그렇게 힘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순간 나는 당신의 모든 것을 지웠습니다.
전화번호도, 카톡도, 그동안 메시지도 사진도, 밴드도..
홀가분합니다.
당신이 연락을 하지 않으면 나는 이제 당신에게 연락할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 놓았던 모든 다리를 끊었으니까요.
갑자기 비가 쏟아집니다.
눈물도 말라버린 나 대신 울어주는 거 같습니다.
8
당신과의 만남이 이렇게 어려운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남자라는 사람과의 인연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연예인에게 빠져 본 적도 없고, 남자친구에게 빠져본 적도 없었습니다.
남자 쪽에서 좋아하고 나도 나쁘지 않으면 만났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연애를 할 때 저는 항상 갑이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니 남자친구들에게 정말 막대한 거 같습니다.
이제야 그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저처럼 힘들었겠지요? 그래서 저는 벌을 받는 걸까요?
그래도 예쁘다 예쁘다 해주었으니 그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고 살았던 거 같습니다.
당신을 만나 전에 하던 대로 행동하는 나를 보며 내가 얼마나 당신에겐 별로였을지 이해가 갑니다.
정말로 누구를 사랑하고 보고 싶고, 그리워한 적이 없었네요.
그래서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한적도 없었고요.
이제야 서툴게 해 보는 이런 것들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합니다.
아마도 다음 사람에게는 좀 더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난 다는 것도, 그런 마음이 생길지도, 잘할 자신도 없습니다.
당신이 아니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