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래꼬리 Sep 06. 2024

conflict

7

전과는 너무나 다른 온도의 선물을 보냈는데도 당신은 아무런 반응이 없네요.

“잘 쓸게”  라니요..  

선물과 함께 보낸 짧은 나의 글에도 물음표가 들어있는데 나의 글에 대한 대답은 하나도 한 것이 없이...

선물을 대한 짧은 인사만 있군요.  어느 누구에게 해도 되는 평범한 답.  참 성의도 없고, 형식적으로 보내온 답에 그동안의 믿음이 사라집니다.  

진실된 눈빛도, 약속도, 다짐도 모두 나를 , 당신 자신을 기만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당신을 놓기가 그렇게 힘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순간 나는 당신의 모든 것을 지웠습니다.  

전화번호도, 카톡도, 그동안 메시지도 사진도, 밴드도..

홀가분합니다.

당신이 연락을 하지 않으면 나는 이제 당신에게 연락할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 놓았던 모든 다리를 끊었으니까요.

갑자기 비가 쏟아집니다.

눈물도 말라버린 나 대신 울어주는 거 같습니다.          





8


당신과의 만남이 이렇게 어려운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남자라는 사람과의 인연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연예인에게 빠져 본 적도 없고, 남자친구에게 빠져본 적도 없었습니다.

남자 쪽에서 좋아하고 나도 나쁘지 않으면 만났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연애를 할 때 저는 항상 갑이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니 남자친구들에게 정말 막대한 거 같습니다.  

이제야 그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저처럼 힘들었겠지요?  그래서 저는 벌을 받는 걸까요?  

그래도 예쁘다 예쁘다 해주었으니 그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고 살았던 거 같습니다.  

당신을 만나 전에 하던 대로 행동하는 나를 보며 내가 얼마나 당신에겐 별로였을지 이해가 갑니다.  

정말로 누구를 사랑하고 보고 싶고, 그리워한 적이 없었네요.

그래서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한적도 없었고요.

이제야 서툴게 해 보는 이런 것들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합니다.  

아마도 다음 사람에게는 좀 더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난 다는 것도, 그런 마음이 생길지도, 잘할 자신도 없습니다.  

당신이 아니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전 11화 conflic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