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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07 도강록 임신일 01]

-열하일기 도강록 날씨와 여정, 중요 내용

by 백승호

6월 25일 임신일

아침에는 비가 조금 내렸고 낮부터는 맑았다.

각 방房 관속과 역관들, 노숙지의 여러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옷이며 이불을 햇볕에 내다 말렸다. 간밤에 내린 비에 축축하게 젖었기 때문이다. 쇄마(관아에서 쓰는 말) 구인(마부) 중에 한 사람이 술을 메고 왔다. 대종戴宗(선천宣川 관아의 종으로 어의御醫 변 주부卞主簿"의 마두다. 원주) 술 한 병을 사서 나에게 권했다. 그래서 서로 손을 잡고 시냇가로 가서 술을 마셨다.

압록강을 건넌 뒤로는 우리나라 술을 마시리라는 희망을 버렸다. 하지만 오늘 뜻밖에 술을 얻어 마시게 되었다. 비단 술맛만 좋을 뿐만 아니라, 한가한 날 시냇가에서 술을 즐기는 그 멋이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마두들이 서로 낚싯대를 빼앗아 가며 고기를 낚았다. 나는 술에 취한 채 낚싯대 하나를 빼앗아 던져 넣었는데, 곧바로 작은 고기 두 마리를 잡았다. 아마 고기들이 낚싯대 피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에 보낼 방물이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련성에서 또 노숙을 했다.

二十五日壬申 (朝小雨 午晴)

各房及譯員等諸屯。 處處出晒衣衾。 見濕於夜雨故也。 刷馬驅人中, 有負酒而來。 戴宗, 宣川奴, 御醫卞主簿馬頭, 沽獻一甁, 遂相携臨溪命酌。 渡江後望絶東酒, 而今忽得之, 非但酒味大佳, 暇日臨流, 趣不可勝。 馬頭輩爭投竿釣魚。 余醉, 奪一緡投之, 卽得二小魚。 葢魚未慣釣故也。 以方物未及到, 又露宿九連城


[해설]

서울대 지리학교 신정엽 교수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대한 인터넷 기반 지리정보 분석 및 서비스"라는 흥미로운 논문을 작성했다. 그는 「열하일기」에 나타난 박지원의 지리적 내용과 사고는 다음과 같이 크게 5가지, 즉 위치/영역, 지형, 기후, 지역지리, 영토/세계관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신정엽은 「열하일기」의 날씨에 대한 기록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열하일기」는 연행 동안 지나는 지역의 기온, 강수 등 기후 특성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특히 5월~9 월까 지의 연행에서 계절별로 나타나는 지역별 기온, 강수 특성이 어떻게 연행에 영향을 주었는지 기술하고 있다. 「열하일기」에서는 기후와 관련한 4가지의 기술이 눈에 띈다. 첫째, 이미 내린 비로 물이 불어난 하천들의 유량이 증가에 따라 사신단 도강의 어려움을 잘 기술하고 있다. 현재는 교량 건설로 강을 건너기 쉽지만 당시 많은 사람과 물품이 강을 건너기는 쉽지 않았다. 둘째, 비로 인해 연행이 지체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다. 많은 비로 인해 연행 자체가 어려움이 있었으며, 또한 비로 인해 하천이 범람하거나 길이 진흙밭이 되는 경우를 잘 기술하고 있다. 셋째, 폭염으로 인한 연행의 영향에 대한 것이다. 많은 비와 더불어 연행에 지장을 주는 것은 폭염이라 할 것이다. 특히 7, 8월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낮에 연행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른 새벽 또는 선선한 저녁을 이용하여 연행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넷째, 노지에서의 숙박에 대한 것이다. 오랜 연행 기간 집에서 숙박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종종 노지에서 숙박하는 경우가 있었다. 노지에서의 숙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이때 새벽의 이슬, 추위 등이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특징을 고려하여 열하일기 전체 내용을 날짜, 날씨, 여정, 중심내용을 표로 정리했다.

열하일기 날씨와 여정 01 도강록.JPG
신정엽 교수 논문.JPG
열하일기 여정 지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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