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원색적인 순간을 담다
나는 잘 지내냐고 물으면
잘 지낸다고 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 마음은 곧 나를 이끌었고
잘하고 싶었던 열정은 금방 꺼지는 성냥불 같았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 흥미롭더라도 쉽게 지치기 마련이었다.
우리에게 불은 타오르는 모습으로 가장 떠오른다.
불은 그림자가 없다는 유일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마치 열정적인 사람의 이면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많다.
무너져야 비로소 드러나는 후련한 것들도 많았다.
나는 매우 주체적인 사람이다.
아마도 개척일 수도 있다.
나라는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많이 소중했고
이를 최대한 쪼개서 바쁘게 살았다.
어쩌면 바쁘게 살아야 했다.
그러면 무수히 느껴지는 감정들을 외면하기 수월했다. 그래서 바쁘지 않으면 많이 불안했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나 보다.
해보고 싶은 욕구도 배움에 대한 갈망은 늘 넘쳤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환경이 즐거웠다.
어떠한 무리와 그 소속감을 좋아했다.
무리에서 리더를 자처하기도
나의 업무도 버거운 상태에서 남을 돕기도 했다.
뭐든 내가 하고 말지 하는 마음도 컸다.
이 또한 욕심인지 바보같이 몰랐다.
열정이 때론 독이 될 때를 많이 경험했다.
불가능한 기준에 상처받지도 말아야 했다.
난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다.
스스로 게을러지게 허용하는 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절대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음에도 왜 이리 내게 엄격했을까 안타까웠다.
내가 나에 대한 배려는 쥐뿔도 없었다.
결국 번 아웃을 경험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8시에 퇴근하는 직장인처럼
지내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일시적인 강박성 성격장애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한참 작업에 흥미가 생겨서 다양하게 진행해본 적이 있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작업의 양은 많아야 했다. 기획이나 홍보 관련 업무도 배울수록 너무 재밌었기에 일해보면서 배울 수 있는 여러 기관에 지원해보고 ,공부를 했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아동 미술 근무까지 꾸준히 했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매일 반복적인 일상이었다.
바쁘게 하루를 마쳐서 피곤했음에도
잠이 오지 않은 순간을 많이 경험했다.
처음에 커피의 카페인 때문이라고 핑계를 만들었다.
내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른 채 다른 곳을 찾아보고 부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늘 탐색했다.
단순한 일상의 반복은 금방 싫증 나게 만들었다.
어떤 특정한 행위를 장시간에 걸쳐서 반복 지속하는 증세를 상동증이라고 했다.
그래서 다짐했다.
일상에서 작은 변화 주기를 말이다.
때론 보이는 결과가 모든 것을 정의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나는 배추 흰나비를 찾기 시작했다.
매일 지나가는 출퇴근길, 동네 근처 골목 등
똑같은 모습일지라도 나의 시각이 바뀌었다.
그러다 정말 배추 흰나비를 찾았다.
그날 하루 찾았다는 작은 기쁨이 다음 날이 기대된 적도 많았다.
오늘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함께 팔랑거렸다.
어느 날은 노란 나비를 찾았고
또 어떤 날은 검정 제비나비, 호랑나비를 찾았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도착했고
새로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가 했던 작은 약속은 나에게 많은 변화를 줬다.
나비를 찾으려고 주변 길의 들꽃을 한 번 더 보게 되는 일도 많았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변화였다.
나는 내가 꽃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나비를 기다렸고 나비가 날 바라봐주길 기대하며 좇았다.
아니였더라
사실 나는 꽃을 찾는 나비였을지도 모른다
좀 더 자유로울수있었다.
나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
나에게는 조금 더 관대해져도 괜찮았다.
이기적일순있으나
그게 가장 나를 위한 일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