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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삶원색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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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단야 Jul 22. 2022

내가 만난 피리 부는 사나이

나의 가장 원색적인 순간을 담다


 






노을 진 하늘이 유독 분홍빛을 띠는 그런 날이 있다.

영원히 잊지 못할 하루였다.






가을에 접어든 어느 9월,

바람마저 다정한 그런 날이었다.

늦은 저녁이 되어서 너와 처음 마주해 교내 운동장을 함께 걸었다. 부끄러우면서도 살랑거리는 그 느낌이 바람인지 내 마음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반하게 되는 순간은 정말 3초였다. 외적인 부분에 매력을 느껴지는 것도 당연히 있겠지만 말과 말 사이에서 오는 효과도 매우 크다.


나는 그날 내 생애 첫 존중이 담긴 존경을 건네받았다. 나는 예술을 전공한 사람이다. 평범한 일상을 함께 보내더라도 엉뚱하면서 독특한 상상이 매일 따라다닌다. 이런 내 머릿속을 담아낼 도화지는 나만의 카메라이자 유일한 소통일 수 도 있다.

이런 나에게 네가 한 말이 있다.

나랑 같은 세상을 살면서 다른 눈을 가진 내가 참 멋있다는 그 말이 나를 흥분시켰다. 


이처럼 말과 말 사이에서 오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용어가 많듯이 어쩌면 그 효과도 클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어떤 언어를 가진 사람이 돼야 할까 고민하게 되었다.


운명처럼 굴러 떨어진 너였다. 예쁜 언어를 가진 너의 세상이 궁금해졌다. 나는 그렇게 너를 관찰하게 되었고 너에게 스며들었나 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꽤나 공평한 세상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거든

나는 타인과 상호 작용에서 의사소통언어적 행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준이 있었으며 다소 엄격했다.

​​​나의 말에 의해 상대방에게 무수한 영향을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체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말에 기억을 잘하지 못한다. 나 또한 그렇고 그도 그랬다.

그래서일까

최근 그러한 일회성에서 다가오는 무게감이 무섭게 다가왔다. 내가 그럴의도로 말하려던 게 아닌데 , 하는 순간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대화는 참 중요했다.

어떠한 갈등 상황이 생기면 나는 그 상황에 갇혀 멈춰버린다. 고립된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고립된 나는 세상에서 제일 외롭고 고독했음에도 두려웠다. 나는 그러한 나를 나조차 극복하기 어려웠다.

여기 적당함 1인분



적당히 방어적인 사람​


나는 항상 어떤 일이나 사건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 같았다. 이름도 특이해서 한 몫했다. 이 또한 시끄러웠다. 수도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내 이름이 꼭 놀림감 같았다. 다시 생각하자니 꽤 미안한 사람들도 많았다. 더 이상의 모든 상황이 귀찮고 역겨워서 모조리 잘라냈던 경험도 많다. 내가 상처를 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그렇게 on과 off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시스템도 아닌 것을, 왜 그리 극단적이었을까 후회한 순간이 많았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인연은 질기다. 마주쳐야 하는 일도, 마주하는 순간도 제법 많다.


이때마다 도망쳐야 하는 나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었다. ​대화를 하게 될 기회라 한 들, "너는 ~했다"라는 일방적인 감정적인 호소와는 달랐다.

어쩌면 먼저 인정할 줄 알고 솔직할수록 유리한 게임이었다.


사람들은 mbti 테스트에 맹신하며 너는 이런 유형의 사람으로서 판단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또한 소통을 위해서 일 것이다. 사람과 사람은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엔 어려움이 있다. 테스트 결과는 사람에게 주어진 작은 힌트라고 생각하고 다가갈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랬다.



내가 만난 피리 부는 사나이는 적당히를 아는 사람이었다. 그가 가진 안전핀이자 브레이크를 알고 싶었다. 이는 예의 있은 절제였다. 아닌 것은 당당히 아니라고 말할 줄 아는 자기표현이 확실했다.

다른 사람의 말과 감정에 예민했던 내게 처음 주는 해답이자 신선한 충격이었다.


외로움이 많다고 해서 내면이 강하지 않은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것은 순간의 느낌을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라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인 기준에 대입해 상황적으로 풀어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해답은 나의 많은 것을 바꿨다.


그는 모두에게 좋은 평론이 많았다. 나와 달리 원수가 없어 보여 제법 평화로운 삶에 질투가 난 적도 있다. 결국 원수는 그만큼 그 사람이 애정 했던 만큼 감정이 증오로 바뀐 관심 아닐까 싶다.


그는 그럴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내면이 강하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가장 큰 우선순위인 사람을 일컫는 말인 것 같았다.


함께 있는 자기 사람을 적당히 챙길 줄 알며 갈등에서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객관적인 상황을 해결하고자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적당함은 더 매력적이었다. 나와의 대화를 회피하지 않은 그에게 책임감을 느꼈고 그러한 그는 그의 직책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이며 마무리를 했다. 좋은 사람에겐 항상 좋은 무리가 따르는 법이다. 그의 지인들에게 많은 힘을 얻은 기억을 떠 올렸다.


예술적인 감각은 다소 예민한 감정으로 번지기도 했다. 작은 벌레처럼 구멍은 점점 커져갔으며 내가 나의 감정에 갇힌 경험을 한 적도 많았다.

이러한 내게 손을 내밀어준 그의 손을 영원히 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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