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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관찰자 시점

자신의 삶을 보는 관점

by zejebell


살다가 한 번 정도 누군가의 연예 상담을 받아본 적이 다들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혹은 가족이나 친구, 멘토 등에게 삶의 중요한 순간 상담 아닌 상담을 한 번쯤은 받거나 청했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문제는 그렇게도 잘만 보이는데 정작 자신의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쉽사리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장기나 바둑을 직접 두는 당사자들보다 오히려 훈수 두는 사람에게 길이 훤히 보이는 것처럼 자신의 삶에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보다 제삼자가 더 쉽게 그 답에 도달하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부분이 없는 자신의 인생이 조금이라도 잘못되는 것을 그냥 방치할 사람은 없는 것입니다. 특히 실패가 허락되지 않는 삶이라 여기며 사는 사람들은 조금의 실수도 생존과 연관되어 있음으로 그만큼 선택이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이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는 부분으로써 단순히 개인의 선택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빈부의 격차나 출생지(전쟁지역이나 남녀차별이 심한 사회, 공산주의 사회 등)만을 보게 되더라도 그렇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들어갈 수 없는 부분인 것입니다.


인생은 불공평하고 불공정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세상에 이미 태어나 버린 우리들은 어떻게든 나름의 삶을 영위해 나가기 위해 대부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있어서 더 어렵고 힘든 조건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선택이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훌륭한 부모님이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라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게 되더라도 그 경험이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도록 하는 데 있어 밑거름이 되어 주기 때문에 얼마든지 도전하고 시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매번 계산하고 저울질하면서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의 시행착오는 다시 재기하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과 노력, 또는 다시 같은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의 선택이 너무나 절실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스스로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한 자신의 판단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지 못한 다른 정보나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누군가, 무엇이 있을 것만 같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멘토라 할지라도,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부모님이라도, 사랑하는 친구나 연인이라도 자신의 인생의 선택은 대신해 줄 수 없음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도 그들이 마치 자신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려줄 것처럼 생각되어 선택에 대해 조언을 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잠시만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게 되면 이제까지 자신의 의도와 성격, 조건, 원하는 것 등을 모두 완벽하게 아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뿐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못 보는 저 깊은 내면의 마음까지도 자신은 알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있어서 만큼은 전지적 시점을 가진 전문가인 것입니다.


여기에 마치 다른 사람에게 조언하듯이 자신의 문제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조금은 선택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보게 됨으로써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며 건네는 조언을 자기 자신에게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으로 보이는 인생에는 자기 자신의 것도 포함됩니다.


그러니 너무 심각하고 절실하게 자신의 삶을 바라보지 않아도 어쩌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에게 있어서 너무나 절실한 그 무언가는 세상이 방해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마음을 비울수록 욕망에 지배당하지 않아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말도 떠오릅니다. 자기 자신의 삶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자신에게 떨어져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점점 더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나는 내 꿈을 꾸며 살아요. 다른 사람들도 꿈을 꾸며 살지만 그들은 자기 꿈을 꾸지 않아요. 그게 바로 다른 점이랍니다."

<나로 존재하는 법/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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