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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비친 내 모습

그럴 줄은 몰랐어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


그런 줄 알았다.


항상

나의 걸음걸이는

올 곧은 줄 알았다.


어깨를 활짝 펴고

시선은 태양을 향해 높이고

당당하게 걸음을 옮겼다.


"그래 이 모습이 바로 나야 나!!!"


그러던 어느 날

전신거울 앞에 서서

거울에 비친 나를 만났다.


"누구요?"


낯선 남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배는 불룩 튀어나오고

흰 머리는 헝클어지고

어깨는 구부정하고

양쪽 겨드랑이에는  목발이

자유롭게 흐느적거리는 두 다리.

그는 내가 질문을 던질 때

동시에 나를 향해

되물었다.


한번도 나의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오직 질문만!"


끝내   나는

그에게서

대답을 듣지 못했다.


등을 돌리고

그 자리를 떠나면서  나는

"도대체 저 친구는 누구야

  한 번도 지려고 하지 않네."


밤이 깊어 지도록

거울에 비친 그 남자는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새벽녘이 밝아질 때까지

나를 괴롭혔다.


아침 해가 밝아지면서

나도 모르게 푸념이 터졌다.

"그럴 줄 몰랐어!"


전혀 낯선 이방인에게서

나의 냄새가 풍겨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나자신을 가장 사랑한다고

얼마나 길게

읖조렸던가?


나는 다시

나를  찾으러

나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


"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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