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위로는
낮아진 등 뒤에 가만히 손을 얹는 일
틈새로 스며든 눈물을 읽고
부치지 못한 편지를 기다려 주고
바람에 찢겨 멍든 꿈에 귀 기울이는 일
우리가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온기는
헐벗은 발을 닦아주며
상처 난 가슴을 말없이 안아 주는 일
손끝에 박힌 거스러미를 빼주고
눈에 들어간 티끌을 호호 불어 줄 때처럼
아픈 기억을 같이 껴안는 일
벼랑 위 마주 보며 피어 있는 꽃처럼
가장 초라해졌을 때 뒷모습을 보이지 않는
사랑, 그것은
울음 깊은 웅덩이로 패인 핏발에 가만가만
새살이 돋게 하는 일
겨울을 지나고 있는 우리가 우리의 저녁에
연푸른 나무를 심어 놓는 일
* 브런치를 시작한 지 내일이 스무날인데 쉼 없이 달려온 것 같습니다
이제 제 시에 구독과 라이킷 해주신 분들의 좋은 글도 찬찬히 읽으며
잠시 쉼을 가져보려 합니다
가슴 깊숙한 곳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시를 쓰기 위해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애독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