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아이를 키우시나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더 이상 어른은 많이 아는 존재가 아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때에만 해도
"어려운 낱말의 뜻을 잘 모를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예시 답안으로
-국어사전을 찾아본다.
-어른들께 여쭈어 본다.
-앞뒤 문장을 통해 의미를 파악해본다
그런데 이 중에서 이제는 정답이 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어른들께 여쭈어본다.'이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예시 답안으로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본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전문가의 지식은 만인에게 공개되었고, 그로 인해 내 주변의 일반적 어른이 가진 앎은 더 이상 신뢰를 줄 수 없게 되었다. 그로 인해 어른은 더 이상 어린 학습자들에게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흔한 말로 '꼰대', 스마트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기기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슬픈 현실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시대는 달라졌고, 어리다는 이유로 능력이 없다고 보아서는 안된다. 어느 면에서는 어른보다 더 월등하고, 현재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더 높은 생활지수를 자랑하는 부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50대 후반인 나는 컴퓨터 화면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야말로 시간 차를 두고 구석 구설 살펴보아야 한 화면에 있는 정보를 다 읽어낼 수 있다.
아이들도 나와 같을까? 그들은 다르다. 화면 전체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야말로 바로바로 스캔이 된다. 50대 후반인 내가 볼 때는 굉장한 능력자이다.
아이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직 미성숙할 뿐이지 잠재능력이나 역량 그리고 삶에 대한 에너지가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 이 부분들은 누가 가르쳐 주어서 얻은 것이 아니라 타고난, 잠재된 능력이다. 다만 아직 기회가 오지 않았을 뿐 때를 만나면 펑! 펑! 터질 능력들이다.
아이는 무조건 가르쳐야 할 대상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코칭에서 보면
"아이는 무한한 잠재 능력을 갖고 있는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유니크한 존재"
그 능력을 어떻게 끌어올리고 꽃 피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며 키워야 할 대상이라고 한다.
코칭 철학에 의하면 우리 인간은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공부든 일이든 무엇이든 잘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각자 내부에 해답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무한한 그들의 잠재능력을 온전히 믿고 그들을 존중하며 선택권을 주면 된다는 것이다.
부모의 강요로 임했을 때와 자발적인 아이의 선택에 의해 뭔가를 했을 때,
그 결과는 얼마나 다르고,
그 과정에서 아이의 마음과 태도 그리고 느끼며 생각하는 것들은 또 얼마나 다를까?
늦둥이들의 이야기를 좀 해보자.
그들은 대체로 공부를 잘하고 인간성도 좋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조기에 자신의 재능을 보여준다. 이건 아이 자체가 다른 걸까? 아이 문제가 아니라 부모 문제다.
늦둥이 부모 중에는 코치형 부모가 많다. 이미 아이를 키워본 결과 평양 감사도 제 싫으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았다. 그리고 다양한 시행착오 끝에 나름대로 한 두 가지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모 자신도 예전보다 성숙했기 때문에 좋은 양육자의 기본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초보 부모, 초보 학부모와 달리 아이의 잠재능력을 믿고 기다려주며 조급해하지 않으며 아이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와 수평적인 관계를 맺는다. 그들은 ‘백지상태인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되, 아직은 신체적으로 덜 발달되었고, 세상 경험이 어른보다 부족하여 심리적이나 지식 등 여러 면에서 아직은 어른에게 못 미치는 '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이를 존중한다. 자연스럽게 기다려준다. 그들은 절대로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늦게 낳아서 조급해할 것 같지만, 안쓰러워서 다 해 줄 것만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항상 기다려주면서 "HOW"를 고민하며 코치할 부분을 찾으면 과하지 않게 적절히 터치해 준다. 그리고 또 지켜본다.
내 아이의 능력을 온전히 믿어보자. 믿는다면 , 티칭 아닌 코칭으로 마인드를 바꾸어보자.
5살 남자아이가 세발자전거를 배우고 있었다. 아이가 자전거에 걸려 넘어져 울고 있다. ”어머나, 자전거가 우리 승현이를 밀었구나. 자전거 땠찌. “ 우리는 은연중에 아이를 위로한다는 목적으로 남을 탓하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그렇게 성장한 아이는 모든 것이 내 탓이 아니다. 나는 그냥 자전거처럼 무생물로 있고, 무생물인 자전거가 나를 어떻게 한 것이다. 내 책임은 없다. 엄마가 책임이 없다는 데 무엇이 중요한가? 되돌아보거나 반성해야 할 그 무엇도 아이에게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도 그렇게만 생각될까? 정말 그런 마음일까? 아이는 안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다만 지금 아플 뿐이다.
이 경우에 코칭형 부모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아프지?"
"아이고, 속상하구나. 잘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다시 한번 해 볼까?"
”이렇게 핸들을 틀면 어떻게 될까? “
”그래, 그 방향으로 가겠지? “
”그럼, 이렇게 하면?
“그렇구나. 다음에 승현이 다리에 부딪히지 않게 하려면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아픈 다리와 속상한 마음은 위로하되 행동에 대해 책임은 질 줄 알도록 해 주어야 한다. 매번 위로 아닌 위로를 하게 되면 아이의 불편한 마음은 어느 순간 양심마저 무시하게 된다. 그리고 작은 실패를 통해 성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도전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어야 한다.
진정으로 자녀를 사랑한다면 코치형 부모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선택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선택만 잘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라는 광고가 예전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이 중요한 선택에 대하여 배운 적이 없다. 대부분 일이 일어난 후에 칭찬이나 질책으로 평가만 받았을 뿐이다.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지 못해 느을 억울했지만 지금 내 아이에게 그 억울함을 대물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선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면 적어도 내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매 순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성공의 경험만큼이나 실패의 경험도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는 꼭 필요하다. 가끔 실패가 두려워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만날 때도 있다.
"난 못해요."
"부끄러워서 못해요.
"괜찮아. 못해도 돼. 그냥 한번 해 보는 거야. 얼마나 재미있는데."
선택의 기회를 자주 주면 시작도 쉬워진다. 아이들은 자주 도전해야만, 그리고 실패를 해 보아야만 자기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작은 실패를 통해 마음 근육을 조금씩 키워가고,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성공의 기쁨도 자주 느낄 수 있도록 하자. 작은 성공의 기쁨은 곧 성취욕으로 이어지고 보다 도전적인 어린이, 주도적인 어린이로 자라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코칭 대화, 어떻게 접근할까?
HOW?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이다.
먼저, 현재 아이가 어떤 마음의 상태에 놓여 있는지 진단을 해 본다.
엄마: 무슨 일이 있었니?
- 어떤 상황이었는지 자세히 말해 줄래?
- 그때의 마음은 어땠니?
- 너는 그 일이 왜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다음으로, 아이가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해준다.
엄마: 많이 속상하구나.
- 그 일이 어떻게 해결되었으면 좋겠니?
- 그렇게 해결되면 너의 마음이 어떨 것 같니?
- 상대방은 어떤 마음이 들까?
- 상대방 마음이 신경 쓰인다면, 그럼 어떻게 해결되는 것이 좋겠니?
아이가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의미를 확장해 본다.
엄마: 그 일 때문에 이렇게 많이 속상해하는 것 보니 우리 승현이에게는 참 중요한 일인 것 같아.
-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줄래? 그렇구나. 정말 중요하구나.
- 엄마도 그 일이 잘 해결되면 좋겠어. 너는 그 일을 통해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아. 그것이 무엇이니?
마지막으로 해결 방안을 함께 탐색해본다.
엄마: 엄마도 잘 해결되길 바랄게. 그런데 그 일이 너의 마음처럼 잘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무엇 때문일까? (걸림돌)
- 그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봤니?
- 그렇게 했는데도 쉽지 않았구나. 그럼 더 노력해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엄마가 무엇을 도와주면 좋을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해줄래?
아이의 실행의지를 다져보도록 코치한다.
좋아, 더 노력해보고, 엄마도 돕는다면 그 일이 잘 해결되겠지?
- 그 일이 해결된 것을 눈을 감고 상상해봐. 어떤 모습이 보이니? 보이는 대로 이야기해 봐,
- 정말 행복하구나. 그럼 그 일을 위해 당장 노력할 것들을 순서를 정해봐.
- 그래. 그럼 첫 번째것부터 해 볼까? 첫 번째 것은 무엇이니?
- 엄마는 어떤 것부터 할까?
감정 만져주기에서 시작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아이 안에 큰 어른이 발현될 것이다.
자극과 반응
살다 보면 나의 내부의 뒤틀린 문제도 있지만 외부의 자극도 만만찮게 많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간극이 있다. 그 간극에서 나는 주체적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때 긍정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고, 부정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대체로 아무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즉흥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성보다는 본능이 앞서고, 긍정보다는 부정이 앞서서 나를 해한다.
코칭 대화를 통해 아이를 둘러싼 감정에 대하여 이야기를 자주 나누게 된다면 아이는 선택 앞에 서면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본능적인 대응보단 올바른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횟수를 더할수록 무의식적으로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 간극을 최대한 이용하여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 보다 나은 감정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를 사랑한다면
내가 먼저 딱 5초의 여유를 갖는 모습을 아이 앞에서 자주 보여주자.
자신의 감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습관화시켜 주자.
코치형 부모에 도전하였지만 결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기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을 것이다. 이렇게 느긋하게 해도 되는지 불안할 때마다 많을 것이다. 꼭 혼자 학원을 안 보내는 엄마가 겪는 그런 마음이 들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럴 때면 코칭 철학을 되뇌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나는 코칭 철학을 믿는다.
내 아이는 세상에 유일무이 한 존재다.
내 아이 안에는 답이 있다.
내 아이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하여 책임을 질 줄 안다.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하나, 둘, 셋, 넷, 다섯 그래도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하나, 둘, 셋, 넷, 다섯 그래도 화내고 싶으면 화내도 돼.
아이와 함께 다섯 손가락을 꼽으며, 아이의 능력을 최대한 믿어주겠습니다.